"웜(벌레)"이라는 컴퓨터프로그램을 통신네트워크내에 깔아 통신망을 관리하는 네트워크의 새로운 기법을 동경공업대학 이학부정보 오노 히로유키(대야 호지) 조교팀이 연구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기법은 "웜"이 통신망의 고장 등을 감지해 신속하게 경고하는 것이다. 최근들어 세계 최대의 학술통신네트워크인 인터넷과 접속이 활발해지 는 등 각종 통신네트워크의 접속이 늘어나게 됨에 따라 네트워크에 따라다니는 통신장애가 새로운 두통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 오노조교 팀이 연구하고 있는 새로운 기법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백대이상의 컴퓨터를 연결한 네트워크에서 1대의 고장이나 회선의 절단도 없이 가동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컴퓨터에 내장되어 있는 CPU가 고온으로 과열되거나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있어서 통신이 끊어지는 경우도있다. 여기에다 부분적.순간적인 정전으로 컴퓨터가 다운되는 등 자질구레한고장까지 합친다면 네트워크는 항상 위험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네트워크의 관리용 소프트웨어는 관리를 담당하는 호스 트컴퓨터를 중심으로 전체를 감시하고 있다. 물론 감시시스템이 제대로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회선의 안정이 전제가 된다. 그러나 관리 하는 계열과 서비스(회선)계열이 동일하기 때문에 한순간 어느 곳에서 회선 이 두절될 경우 회선 절단현상이 일어나면 전체를 제어할 방법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예를들어 "A"라는 호스트컴퓨터가 B, C라는 단말기를 순서대로 체크한다고 할때 A-B의 통신망이 파괴되면 그 앞에 있는 C에 A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네트워크 규모가 커지면 관리는 더욱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오노조교팀은 서비스와 관리층을 나눠 가령 서비스층에서 통신이 끊어지더라도 확실하게 고장을 발견, 연락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고안해 냈다. 네트워크내를 웜이 돌아다니면서 하나하나 검사하는 것이다. 회선이 절단돼 웜이 온 길을 되돌아가지 못할 때도 별도의 루트를 통해 관리자에게 확실하게 고장상황을 알려주는 모델이다. 웜이라는 것은 통신망을 통해 자기자신을 어느 한 지점에서 별도의 지점으로 전송하는 기능을 가진 컴퓨터프로 그램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본 국내에서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용어이지만S F영화 "2000년 우주의 여행"의 속편인 "2010년" 등에는 등장하고 있다. 이영 화에는 프로그램에 결함이 생긴 미래의 컴퓨터인 "HAL"을 인류가 구출하기위 해 나서서, 그 고장난 부위를 제거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사용한 것이바로 웜이다. 당시 영화의 일본어자막에서는 "컴퓨터바이러스"라고 번역되었으나 오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바이러스와 웜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다.
네트워크상을 돌아다니는 웜은 관리자로부터 어떤 과제를 부여받아 각 단말 기에 접근 적절한 회답을 받아 다시 관리자쪽으로 돌아온다. 웜은 통신망에 몇개가 돌아다녀도 상관이 없다. 실제로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데는, 웜을 받아들이는 각 단말기의 컴퓨터에 웜이 위탁된 메시지를 해석해 적절한 회답을 웜에 되돌려주는, "WSD(웜 서포트 데이몬)"라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리자가 어떤 정보를 알기 위해 웜을 보내더라도 단말기쪽에서 회답 하지 못하는 질문도 있다. 예를들어 지금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등 회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미리 WSD에 회답할 수 있는 내용을 등록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에는 대답하지 않아도 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WSD를 수신측에 놓은 것은 악용을 피한다는 의미도 있다. 웜이 접근했을 때 WSD가 없을 경우 웜의 정보는 실행되지 않는다. 컴 퓨터바이러스처럼 예기치 않은 활동을 못하게 제한을 두었기 때문이다.
실제 사용법을 보면 일단 관리자가 어떤 명령.과제를 웜에 부여해 통신망에 보낸다. 명령은 "사용자의 수를 조사한다"이거나 "부팅하고 나서의 가동시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명칭" 등으로 붙여진다. 또한 바로옆컴퓨터의 움직임을 24시간 지키다가 고장이 없으면 관리자의 곁으로 돌아오는 명령도 있다.
또한 미리 고장난 부위를 발견하면 가장 가까운 컴퓨터에 그것을 알리는 등의 임무를 부여해 놓으면 고장을 알려온다. 책임자의 무선호출기(삐삐)를 울리는 등의 기술도 가능하다. 이밖에 장애가 복구될 때까지 그 장소에 대기해 회선이 무사히 연결되는 것을 확인하고 귀환하는 것외에 지나온 루트와는 별도의 파괴되지 않은 경로를 찾아서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한다.
오노조교팀은실제로 웜으로 각 단말기의 가동상황을 조사하거나 호출기능을 실현해 보여주었다.
오노조교팀은 1백50대의 컴퓨터를 접속한 학과내의 네트워크에서 웜을 실험 하고 있는데 올 봄부터는 규모를 확대해 대학이나 국립연구기관, 기업의 연구소 등을 연결한 "와이드 인터넷"에서 실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웜 자체는 WSD에서 행동을 제한받고 있어 위험성은 없다고 하지만 학내의 실험에서는 웜이 중도에서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고 기능을 정지하거나 명령을 마치기 전에 중도에서 귀환한 경우도 있었다. 대규모 네트워크에서 가동하는 것은 향후 웜의 신뢰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있다.
당분간 웜을 내보내는 통신망은 멀티태스크가 가능한 운용체계(OS)를 가진워크스테이션 WS 등의 네트워크를 상정하고 있다. 싱글태스크의 PC수준에서 는 웜이 움직이는 동안 단말기상에서 다른 일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즈NT가 등장해 PC로도 멀티태스크 기능이 가능하게 됐다. 앞으로 PC를 이용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러스 감염의 조사 기능을 웜이 담당하게될 날이 머지않았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