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신 엔고시대 (6.끝);일반부품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와 달리 일반 전자부품산업에 있어 엔고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괴로움을 주는 요인이 많다.

90년대 들어 계속적으로 엔화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대일관계에는 아직까지 큰변화가 없어 1달러당 90엔대를 넘나들면서 국제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지금의 엔고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현재의엔고를 호기로 여기는 기업은 삼성전기와 싸니전기공업.고니정밀.국제전열공 업 등 일부 수정부품 업체에 불과하다.

삼성전기가 최근의 엔화강세를 반기는 이유는 직수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9천5백억원 가량의 매출중 로컬수출을 포함해 70%가량이 수출이 었고 전체매출중 35~40% 가량이 미주、 유럽、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직수 출로 얘기되고 있다. 이렇게 직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당연 히 현재의 엔화강세가 반가울 따름이다. 동사는 엔화강세를 활용해 그동안미진했던 대일 수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아래 동경 및 오사카 지사를 통해 품목、 수량 조사등 수출확대 가능성 타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부품 3사중 직수출 비중이 다소 낮은 싸니전기공업조차도 매출중 직수출 이 37.6%、 로컬수출이 40.79%、 내수가 21.60%에 달한다.

삼성전기나 수정부품 3사의 이러한 입장과는 달리 나머지 국내 일반전자부품 업체들은 전체 수출의 태반이 로컬수출이고 직수출은 대략 10%에서 20%에 불과하다. 구색맞추기에 불과한 직수출로 현재의 엔화강세를 대일경쟁력 강화 등 호재로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다.

삼영전자공업의 매출구조는 이를 잘반영한다. 지난해 로옴코리아와 함께 전자부품업체중에서는 유일하게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던 삼영전자는 93년7월1 일부터 94년6월30까지의 수출총액 1억2천75만달러 가운데 로컬수출이 9천1백 만달러였고 직수출은 2천9백70만달러에 불과했다. 월 평균 4억8천만개의 전해콘덴서 생산능력을 보유、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제일의 규모를 자랑하는삼영전자 조차도 아직까지는 "국내용"에 불과하다.

반면 최근 알루미늄■ 공급가 인상파동에서 삼영전자가 당했던 고통은 향후국내 전자부품업계가 엔화강세에 따라 겪게될 고통을 암시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전해콘덴서 생산원가의 30~70%를 차지하는 핵심 원부자재로 삼영전자를 비롯한 전해콘덴서업계는 이의 대부분을 일본과 유럽지역에서 조달해왔다. 연초 이의 ㎡당 가격이 평균 10%정도 올랐고 최근 이의 재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에 대한 공급가에는 전혀 적용 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영전자를 비롯한 전해콘덴서 업계에 있어원부자재가 인상은 고스란히 채산성 악화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서 최근 계속되고 있는 엔화강세는 원부자재가의 인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분명하다. 사실 국내 일반 전자부품업체들이 최근의 엔화강세를 피부로 절감하고 있는부분도 이 원부자재가 인상이다. 국내 전체전자부품의 제조원가중 재료비 비중은 약 60%를 차지하고 원부자재의 50%가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대일의존비율은 약 60%에 달하고 있고 이것도 대부분이 핵심 원부자재로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경영안정을 꾀한다는 것도 만만치 않다. 국내업체들이 요구한다 해서 일본업체들이 원부자재 결제방식을 달러로 전환해줄리도 만무하다. 국내 일반 전자부품업종중 콘덴서、 커넥터、 온도센서、 모터、 칩저항기、 MLCC 등이 대략 엔화강세로 심한 타격을 받을 범주에 속한다.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이 엔화강세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가지.

첫째는 국내시장에서 일본산 부품과의 경쟁력이 크게 제고될 것이란 점이며, 둘째는 최근의 엔화강세가 세트업체와 난항을 겪고있는 가격협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체들은 최근의 폭발적인 엔화강세가 일산 부품의 공급가격을 대략 10%이 상 올려 놓을 전망이어서 근접센서를 비롯해 많은 국산전자부품이 향후 품귀 현상마저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국내 세트업체들의 대일의존도가 많이 수그러들 것이며 세트업체와 국내부품업체간 협력 관계가 과거와는 달리 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접근되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최근의 엔화강세는 부품공급가 인상에 다소 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품업계는 지난해 6월 시작됐던 석유화학제품 수급파동을 비롯해 펄프 동、 알루미늄、 코발트 등 각종 원부자재의 국제현물가 폭등에도 불구 하고 실제적인 공급가에는 반영시키지 못했는데 이번 엔화강세가 세트업체와 의 가격협상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합리적인 부품가 산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엔화강세에 따라 국내 전자부품업계는 새로운 경영전략의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로컬수출 비중만을 높이기 보다는 직수출 비중을 점자적으로 높이는 등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현재와 같은 엔화강세 등 돌출변수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으며 또한 일본에만 의존해온 원부자재 및 핵심기술 도입을 다변화시키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조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