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BIT 95 결산] 멀티미디어 휴대형 기술 "갈채"

지난 8일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유럽 최대 컴퓨터 및 정보통신분야 전시회 인 "CeBIT 95"가 8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1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CeBIT 95"에는 전세계 59개 국가에서 6천88개 업체가 컴퓨터 및 통신 관련 제품을 출품, CeBIT 사상 처음으로 "출품업체 6천개 돌파"라는 신기록 을 세웠고 관람객수도 70만명을 웃돌아 문자 그대로 대성황을 이뤘다.

외국 출품업체수는 지난해 2천2백78개에서 올해는 2천4백36개로 늘어났고 방글라데시 이집트, 리투아니아, 멕시코,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몰타 등 국가가 올해 처음으로 CeBIT에 참가했다.

또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만, 영국,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 업체들이 CeBI T에 대거 참여, 이들 국가가 컴퓨터 및 통신분야와 유럽시장에 쏟는 관심이매우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와함께 동반국가관으로 선정된 호주는 이번 전시회 기간동안 인텔리전트오스트레일리아 라는 주제 아래 통신 및 소프트웨어분야의 각종 첨단제품을 전시, 하이테크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동유럽 국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노버박람회측은 올해 CeBIT에 참가한 동유럽 기업 및 기관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63%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하노버박람회측은 향후 동유럽이 유럽 IT(정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고 이미 지난 93년과 94년에 "동유럽과의 사업""동유럽 과의 만남" 등을 주제로 제품을 전시, 관람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바 있다.

국내업체가운데서는 삼성.금성.현대.대우 등 그룹 계열사들과 중소업체들이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모니터 HDD, 무선호출기, 비디오 오버레이 보드, 비디오 CD플레이어 등 제품을 선보였다.

이가운데 삼성전자가 출품한 모니터가 우수디자인제품과 우수상품으로 선정 됐고 현대전자의 17인치 초절전형 모니터인 "딜럭스캔 17PPS"가 환경보전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CeBIT 전시회는 휴대형 컴퓨팅 기술과 멀티미디어가 주류를 이뤘다.

광대역ISDN이나 ATM(비동기식 전송모드)망을 통한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전송은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 되었다.

프랑스 텔레컴, 독일 지멘스, MCI, 미국 AT&T, 영국 BT 등 세계 유수 통신 사업자들이 첨단 통신망을 통해 화상을 전송하거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하는 장면은 전시장에서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이와함께 노트북 PC와 이동통신망과의 결합도 주요 제품흐름으로 확고하게자리잡았다. 노트북 PC에 PCMCIA카드를 장착하면 노트북 PC에서 작성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셀룰러 통신망이나 디지털 이동통신망을 통해 어디로든지 전송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MS 와 IBM의 PC용 운용체계(OS)를 둘러싼 싸움도 볼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조만간 상품화될 "윈도즈 95"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프로 그램을 전시해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끌었으며 IBM은 "OS/2 2.0 (워프)"을 소개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했다.

이와함께 IBM, 모토롤러, 애플 등 파워PC진영은 인텔의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대항하기 위해 "파워PC 파크" 전시관을 마련, 파워PC의 보급에 열을 올렸다.

PCMCIA카드도 전시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사운드카드, 팩스모뎀, 하드디스크 LAN카드, IBM기종 에뮬레이터카드, GPS카드 등이 등장해 PCMCIA카드 의 주요 제품군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와함께 노트북 PC의 경우 IBM이 초경량의 486DX4급 서브 노트북 PC를 선보이는 등 경량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CeBIT에대한 관람객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었으나 출품업 체수와 출품 분야가 많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각종 첨단 제품을 백화점식으로 진열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정보산업을 조망하는데는 좋았으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제품이나 시기 적으로 늦은 제품들이 전시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와함께 CeBIT의 경우 컴덱스에 비해 이벤트성 행사가 적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정보통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적은 일반 관람객들이 관심을가질 만한 이벤트성 행사가 적어 전체적으로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토롤러,IBM, 애플 등 파워 PC진영이 공동으로 마련한 "파워PC 공동관"이나 "윈도즈 95"를 주제로 제품을 전시한 마이크로소프트 부스가 그나마 관람객들로부터 이벤트 성 제품 전시로 눈길을 끄는 정도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12일 오후 빌 게이츠 회장이 CeBIT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2000년대의 정보산업에 대해 특강하는 등 나름대로 관람객들의 주의를 끌었다. 전시회장은 비싼 관람료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밀려드는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전시장 곳곳은 각종 제품을 주의깊게 바라보는 관람객들 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시회 기간동안 국내의 여러 업체 및 기관에서도 참관단을 파견, 유럽의 컴퓨터 및 정보통신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분주했으며 우리제품의 유럽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도 본격 불어닥치기 시작한 이같은 CeBIT열풍은 내년에도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국내업체들도 공동 부스를 마련해 각종 첨단 기술을 관람객들 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하는 국내 참관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향후 유럽시장을 외면하고서는 국내 정보산업의 미래가 결코 낙관적이 지 않다는 인식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산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유럽은 동유럽을 중심으로 사회 인프라구축 차원에서 통신 및 컴퓨터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