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제도 완화에 가전업계 희비

다음달부터 제품 구매자에게 주는 경품(판촉물)한도가 최고 10만원으로 상향 되고 경품 제공기간도 폐지된 것에 대해 가전3사가 각기 다른 입장을 보여주목된다. 가전3사는 이번 경품고시 완화가 다양한 판촉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데에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이로인해 자칫 가전업계에 경품전 회오 리가 몰아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 특히 경품 제공전이 벌어질 경우 결국 자금력과 연결될 수밖에 없어 이번 경품제공 완화조치에 대해 지난해 이익을 가장 많이낸 삼성전자는 느긋한 입장인 반면 LG전자와 대우전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품행사는 기본적으로 고객을 많이 끌어모으기 위한 판촉수단이어서 치열한 고객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가전업체로선 이번 완화조치를 호재로 삼아 경품 행사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며 벌써 이를 준비하는 업체도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경품행사는 결국 자금력과 직결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앞으로의 가전제품 판매전은 자금력에서 우열이 가려지는 기이한 현상도 우려된다는 게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는 가전업체 영업관계자들도 우려하고 있는사항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앞으로 자금력이 강해야 가전시장에서 이길 수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가전3사의 경우 오디오전문업체나 중소기업과의 경쟁에서는 탄탄한 자금력을 갖고 있어 경품행사에는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가전3사와 전문업체간 뿐아니라 가전3사간에도 우열이 벌써 가려지고 있다는점이다. 이번 경품제공 완화조치를 보는 가전3사의 입장차이도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 가전3사의 자금력을 보면 외형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가 가장 앞선다. 삼성은 최근 반도체사업의 호조로 엄청난 흑자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삼성이 자금력을 앞세워 대대적인 경품행사를 벌이면서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경우 LG전자와 대우전자의 운신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2차에 걸친 가격인하를 단행한 삼성은 올해 들어서도 이익금 일부를 사회환원한다고 발표했고 또 최근 가스오븐레인지의 가격을 인하하는등단단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직간접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이 올해 영업정책을 발표하면서 우수 대리점에 대해 무한정 지원을 약속했고 제품의 추가 가격인하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LG와 대우는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이들 양사는 삼성의 내수시장 주도 의욕이 결국 자금력을 앞세워 영업망에각종 지원을 확대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고 이번 경품제도 완화는 삼성의 이같은 방침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는 앞으로 삼성의 움직임에 따라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경쟁에 나설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가전3사 모두가 부담을 갖고 있는 부분도 있다. 내년부터 유통시장이 개방되면 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몰려올 것이고 이들이 초기 수요개척전략으로 손쉽게 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경품행사뿐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가전사들이 앞으로 이번에 완화된 경품제도의 활용 방향과 시장 개방 이후를 대비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