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전제품의 수출은 전반적으로 호황양상을 보인 가운데 수출품목 및지역의 패턴변화가 뚜렷했다.
가전업체들의 시장다변화 노력에 힘입어 그동안 주력시장이던 미국과 유럽지역의 수출증가율은 둔화되거나 감소세를 보였으나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수출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또 컬러TV VCR 전자레인지 등에 이어 냉장고 세탁기 등도 수출 주력품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가전 수출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초래됐다는 뜻이다.
통상산업부가최근 밝힌 전자제품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제품의 수출액은 모두 73억1천9백만달러. 이는 전년도(93년) 64억6천1백만달러에 비해 13.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동안 전기 전자제품의 총수출증가율이 29.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전제품의 수출증가율은 별게 아니다. 하지만 92년 가전수출이 -1.4%를 기록했으며 93년에 5%정도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이 라는 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품목별 수출실적을 보면 컬러TV의 경우 전년도 13억8천5백만달러에서 지난해16억2천2백만달러로 17.1% 신장、 수출 전략제품으로 성가를 높였으며 VCR 도 13억1천만달러에서 14억8천만달러로 13%의 수출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자레인지수출역시 지난해 전년대비 19% 증가한 7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그동안 수출이 별로 이루어지지 않던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수출도 크게 늘어 냉장고의 경우 전년도 2억1천만달러에서 3억9천4백만달러로, 세탁 기는 6천만달러에서 1억4천7백만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이 냉장고 세탁기 등이 컬러TV VCR 전자레인지 등에 이어 수출주력제품으로 부상 하고 있는 것은 국내 냉장고와 세탁기가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고있을 뿐아니라 해외유통망의 증설로 자가브랜드 판매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전제품의 수출지역을 살펴보자. 미국은 아직까지 수출규모면에선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지역이다. 지난해 가전제품의 대미수출액은 모두 17억7천3백만달 러로 유럽연합(EU)(8억5천5백만달러) 일본(7억1천7백만달러)에 비해 상당히크다. 하지만 수출액신장률은 전년대비 5.5%에 그쳤다.
이는 그동안 수출 전략제품인 컬러TV VCR 등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지난 92 년 1억3천3백만달러였던 컬러TV는 93년 6천4백만달러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4천4백만달러로 감소했으며 VCR는 92년 6억1천6백만달러、 93년 6억3백만달 러、 94년 5억8천6백만달러로 연평균 2%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EU지역은 미국과 달리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EU지역의 가전제품 수출액은 93년의 10억1천2백만달러보다 15.5% 줄어든 8억5천5백만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가전업체들이 EU국가에 현지생산공장 설립、 현지생산 비중을 늘리고있을 뿐아니라 반덤핑제소를 통해 한국산 가전제품의 역내유입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EU지역 컬러TV 수출은 전년 1억5천5백만달러에서 5천1백만달러로 무려 67.2% 감소했으며, 1억7천6백만달러였던 전자레인지는 8.8% 줄어든 1억6천1백만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일본으로의 가전제품 수출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증가추세이다.
지난해 대일 가전 수출실적은 7억1천7백만달러이다. 이는 전년 5억7천1백만 달러에 비해 무려 25.6%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92년의 -4.4%를 기록했던 것에 비춰보면 예상밖이다.
이는그동안 감소세를 보여오던 냉장고 세탁기 등의 대일수출이 늘어 92년 4천1백만달러였던 일반가정용기기의 수출이 93년 5천6백만달러로 늘어난 데이어 지난해에는 1억4백만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한 컬러TV는 93년 1억9천1백만달러에서 2억2천3백만달러로、 VCR은 4천4백 만달러에서 5천7백만달러로 각각 16.9%와 29.5% 늘어났다. 지난해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대중국 가전수출이다. 92년 3천만달러에 그쳤던 대중국 가전 수출이 지난해에는 1억달러를 넘어서는 쾌거를 이룩했다.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한 가전제품의 규모는 VCR 3천4백만달러어치를 비롯 휴대형카세트 5천3 백만달러、 녹음기 3천4백만달러등 모두 1억4천7백만달러어치에 이른다.
이는 93년 6천2백만달러에 비해 2배이상 신장한 것이다.
러시아도이와 별로 다를 바 없다. 지난해 대러시아수출은 모두 3억5천3백만 달러로 전년 1억7천8백만달러에 비해 98.4%의 신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93년 8천3백만달러였던 컬러TV의 경우는 2억2천4백만달러로 2배이상의 신장세를 보였으며, VCR도 4천1백만달러에서 7천5백만달러로 80.7%의 성장 률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가전수출의 이같은 구조변경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 된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