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한국형 대외산CATV컨버터시험평가에서 양측이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이제는 초점이 그 의미와 향후 시장구도에 미칠 영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무승부"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일 뿐 시험결과를 분석해보면 앞으로 컨버터 시장에 제한적이나마 외산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정부가 당초 방송사업자(SO)들의 외산선호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 형을 종용(?)했던 것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부분이다. 물론 이번 결과로 국내업체들은 그간 SO들이 지적했던 "성능미흡"의 오명을 상당 부분 벗게 됐다. 외산에 비해 기술이나 부가기능이 전혀 뒤지지 않고오히려 뛰어난 부분이 많다고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CATV컨버터시장은 한국형과 외산이 공존하는 형태를 취하긴 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번 평가에 참여한 3사의 독무대가 될 공산이커졌다. 특히 외산공급3개업체중 태평양시스템과 동국전자가 공식적인 성능평가에 불참한 것은 두고 두고 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업기술원은태평양이 시스템안정성 의 불완전을 이유로 시험시기를 연기해달라는 의사를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점은 외산제품에 대한 SO들의 "막연한(?) 선호"에 일침을 가할 수 있는것으로 공급경쟁이 본격화되면 국내업체들의 좋은 무기가 될 가능성도 크다.
외산의제한적 참여를 보장했다는 시각도 여기서 비롯된다. 이 때문에 당초 6개사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였던 이 시장이 3사로 급격하게 축소될 전망 이다. 삼성전기는 현재의 점유율 50%를 이번 결과를 앞세워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여건상 점유율확대는 무리라고 보고 일단 "굳히기 작전 "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LG부품과 대륭정밀의 향배가 주목거리다. 나머지 절반은 우선 이들의 싸움에서 결말이 날 것이다. LG부품은 이번에 매우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사업의욕도 강하다. 마케팅 여하에 따라서는 한국형이 시장의 80%이상을 지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구도가 고착화되기 전에 여타 한국형개발업체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유인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5년내에 1조원 을 훨씬 웃돌 컨버터시장을 3~4개사가 과점해서는 안된다. 기반기술확보차원에서라도 이들 외에 현재 관망중인 한국형 업체들이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