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펜티엄" 영업강화 속사정

컴퓨터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은 크게 두 세력이다. 그 하나는 CPU업체인 인텔이고 나머지가 대형 PC메이커이다.

컴퓨터 시장을 얼른 보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감안할 때 소비자중심의 시장 BUYERS MARKET)이지만 실제로 공급자들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소비자들의 의사가 무시된다는 뜻은 아니다. 공급자들이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쳐 자신들의 의도대로 시장흐름을 가져간다는 의미 이다. 국내 주력PC가 기존 486에서 펜티엄PC로 급격히 전환돼 갈 것이라는 전망은 바로 이같은 측면에서 시장이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우선 인텔은 PC시장을 펜티엄 중심으로 가져가려는게 명백하다.

인텔은최근 AMD와 사이릭스 등 호환칩 업체들이 486시장 공략에 나섬에 따라 주력시장을 펜티엄으로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있다.

최근 486DX.2-66MHz용 칩과 펜티엄 60MHz 칩의 가격차이를 불과 1백달러 정도로 좁혀 놓는 등 펜티엄칩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도 바로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의 486칩 구득난도 사실은 시장을 펜티엄 중심으로 가져가려는 인텔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인텔은 아예 2.4분기부터는 486SX칩의 공급을 중단하고 DX.2-66MHz 칩 공급 도 대폭 축소하겠다고 PC업계에 통보한 상태이다.

대형 PC메이커들 역시 이제는 펜티엄PC 판매에 주력할 시점이 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당초 PC업체들은 올초부터 펜티엄PC 붐 조성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11월을 기점으로 펜티엄PC 수요가 멀티미디어제품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월초 펜티엄칩에 2차결함이 있음이 알려지면서 시장이 다시 급랭 업체들이 펜티엄PC 발표계획을 연기하는 등 펜티엄 중심의 영업정책을 대폭 수정했었다.

이들 업체들이 본격적인 펜티엄PC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은 펜티엄칩 결함파문이 이제 거의 가라앉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여기에다 앞서말한 486칩 의 구득난、펜티엄칩 가격인하 등이 펜티엄PC 정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특히인텔 펜티엄칩의 가격은 2.4분기에 들어서면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펜 티엄칩 중에서도 현재 출시돼 있는 P5계열보다는 P54C 계열의 칩가격 하락폭 이 더 커 향후 펜티엄중에서도 P54C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 P5 60MHz 칩과 P54C 90MHz 칩과의 가격차가 2백50달러를 넘고 있으나2.4분기중에는 1백50달러 미만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최근 입학세일을 하고있는 주요 PC업체들은 이 기간중에 펜티엄PC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 더욱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

삼보컴퓨터는 이 기간중에 펜티엄PC를 하루 최고 1천5백대까지 주문받기도했다고 밝혔고 삼성전자 역시 3월중 판매량이 전월대비 3배가량 늘어난 2천8 백대에 이르는 등 최근들어 펜티엄PC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지난해부터 줄곧 펜티엄PC 판매위주의 정책을 취해온 대우통신과 삼보컴퓨터가 가장 적극적인 반면 486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불완전 펜티엄칩인 P5보다는 P54C계열의 PC로 펜티엄PC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 에 따라 본격적인 영업시점을 5월로 늦춰 잡고 있다.

업체들이 이처럼 펜티엄PC 주력화 정책을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2.4분기이후펜티엄PC가 그동안 오랫동안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486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펜티엄PC 판매가 멀티미디어PC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 가정시장을 겨냥한 펜티엄 멀티미디어PC가 점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편 PC시장이 펜티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국내업체와 외국PC업체간의 경쟁 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외국PC업체들이 그동안 486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공세에 눌려왔던 점을 감안 새로운 시장인 펜티엄PC에서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