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테나] "영상관련법" 개정 업계의견 전폭 수용

영상산업의 제도적 토대가 될 관련법의 개정이 최근 관련업계 및 학계의 핫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초부터 "영화법" "음반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작업을 추진해 온 문화체육부는 규제위주의 조항으로 가득찬 이들 법을 진흥법으로 고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의 간담회와공청 회를 통해 업계및 학계의 의견이 충분히 제시됐다. 이제는 문체부의 최종결정만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체부가 그리고 있는 밑그림은 업계입장 에서 볼때 특히 진흥의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공청 회 등에서 제시됐던 다양한 의견들이 이번 법개정을 통해 제도화됐을 경우를가정 나영화씨의 창업을 시나리오로 꾸며본다.

올해로 꽉찬 29살인 나영화씨는 오늘 종합엔터테인먼트사인 아벤트의 현판식 을 가졌다. D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후 충무로 바닥에서 발로 뛰는 영화 수업을 마친 나영화씨는 학교선후배들과 함께 자본금 5천만원의 주식회사를 세운 것이다.

이 회사는 "빛과 소리" "디지털 무비" "뉴시네마 집단" "문화와 산업" 등 20 대의 무서운 아이들이 영상산업에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승부를 걸겠다고출사표를 던진 "젊은 영화집단"중의 하나이다.

아벤트의 대표이사를 맡은 나영화씨를 비롯해 창사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30 세를 넘지 않는다. 다소 "어린 나이"의 멤버들이지만 한 사람씩 면면을 살펴보면 결코 신출내기는 아니다.

D대 연극영화과 출신이라는 인맥을 주축으로 구성된 이들은 나름대로 분야별로 기라성 같은 영파워를 갖추고 있다. 대표 이사를 맡은 나영화씨만 보더라도 영화기획 및 제작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히트메이커로 정평이 나있다.

나영화씨를 포함해 자칭 5인방인 이들 창사 멤버들은 각각 컴퓨터 그래픽, 비디오, 음반, CD타이틀 등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무서운 아이 들"이다. 오디오 비디오, 엔터테인먼트(오락)의 영문 머리 글자를 딴 회사 이름(AVEN T)이 상징하듯이 이들은 영화를 비롯해 비디오, 음반, CD타이틀 등을 망라한 영상 음반 소프트웨어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자본이나 노하우가 부족하지만 젊은 영화집단 특유의 응집력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건다면 승산이 있다고 이들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나영화 씨등이 창업을 결정한 데에는 법률개정으로 가시화된 정부의 육성의지에 고무된 바가 크다. 물론 평소부터 제대로 된 재미있는 우리 영화를 만들어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나 대만의 서극과 같은 제작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던 이들이 그 꿈을 실현시킬 호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개정된 영화진흥법에 따라 영화 제작자체가 자유화된다. 새로 설립된 영화진 흥위원회가 지원하는 영화기금으로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외국 메이저 영화 및 비디오 배급사, 대기업 계열 비디오 판매사들의 우리 영화제작에 대한 지원이나 제작이 의무화됐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좋다면 제작지원을 받는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운영자금은 제조업체와 동일한 조건으로 금융지원을 받으면 되고 세트와 설비는 종합촬영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아이디어다. 영화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이 영화를 다른 매체와 연결해 어떻게 부가 가치를 높이느냐 하는 것이 사실은 더욱 중요하다.

아벤트 집단은 기획단계에서 극장 개봉에서부터 음반 및 뮤직비디오 형태의 비디오 CD, 프로테이프, 케이블은 물론 CD 타이틀의 제작까지 고려했다.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 다매체에 담아 상품가치를 높이고 출시일정과 내용을 조정해 매체간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다매체 전략을 세워 놓았다.

물론 이같은 전략은 문체부의 심의제도를 비롯한 각종 서류작업이 간소화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은 두말할 것 없다.

아벤트집단은 첫 영화를 끝내고 나면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성공한 예가 없는 디지털 무비(영화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 내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형태 의 영화)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가능하면 외국 업체들과의 합작형태로 제작 해 수출도 할 계획이다.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