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출조건이 서로 판이한 외화대출과 국산기계 구입자금을 통합하는 한편 국산기계 ,구입자금에 비해 대출조건이 좋은 외화표시 원화자금을 올해1조원 이상으로 확대、 국산기계류의 구입을 촉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국내의 기계류 수요업체들이 시설재 구입자금 지원제도의 모순 때문에 구조적으로 국산기계를 외면하고 외국산기계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산 기계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지원된 외화대출자금은 80억5천만달러로 93년보다 무려 1백21.8%나 늘어났다. 이같이 기계류 수요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외화대출자금을 지원받아 외국 산 기계류를 수입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 자금의 대출조건이 국산기계 구입 지원자금 보다 엄청나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 지원하는 국산기계 구입자금의 대출금리는 연 12~ 13% 수준으로 국내금리를 적용하는 데 비해 외화대출자금은 리보 런던은행간금리 를 기준으로 한 국제금리를 적용、 대출금리가 7~8%로 무려 5%포인 트의 차가 난다.
또 외화대출이 급증한 것은 93년까지만 해도 국내생산이 불가능한 기계류의 수입 때만 외화대출을 허가했으나 지난해 초 부터는 규제완화를 이유로 국산 가능 여부와는 관계없이 무한정 외화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은 일본산 기계류를 중심으로 한 외국산 기계류의 수입을 조장、 무역적자 폭을 크게 늘리는 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국산 기계류의 품질향상이나 국산기계 제조업체의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