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국책과제인 대형컴퓨터 공동개발사업의 기술협력업체로 선정된 미AT&T GIS 와 서울대 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 삼성전자、 현대전자등 국내 참여기관 및 기업간 기술협력계약이 지난 23일 정식 체결됐다.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날 조인식에는 톰 A.메이스 AT&T GIS 부사장、 전주식 서울대 컴퓨터 신기술공동연구소장、 남궁석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사장、 윤장진 현대전자 부사장등이 계약서에 공동 서명함으로써 대형컴퓨터 공동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할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에 기술협력계약이 정식 체결됨에따라 지난 93년 10월부터 추진해온 대형컴퓨터 공동개발 1단계 사업(선행연구사업)이 마무리됐고 이어 2단계 사업 이 이달부터 97년말까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형컴퓨터 공동 개발사업은 대형급 시스템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정부가 지난 93 년 5월 "신경제 5개년 계획"에 반영키로했으며 94년 1월에는 통상산업부、 재경원、 과기처등 관계부처가 공동개발계획을 수립、 범정부 차원에서 프로 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통상산업부측은 지금까지 추진되어 왔던대부분 국책과제와는 달리 국내 참여기관및 업체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보장 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서울대 컴퓨터 신기술 공동연구소측은 AT&T GIS、 디지털、 후지쯔 HP、 탠덤、 유니시스등 선진국 6개기업으로부터 기술협력에 관한 제안 서를 접수받았으며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기술이전 내용및첨단성 기술이전 조건、 제안기종의 시장성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결국 작년 6월에 AT&T GIS를 우선협상대상업체로、그리고 탠덤을 협상후보 대상업체로 각각 선정했으며 이번에 AT&T GIS를 적격업체로 최종 선정하게 됐다. 사실 AT&T GIS와 국내 기업및 연구소간 기술협력계약이 체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많았다.
AT&T GIS와 국내업체들이 기술이전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초 이사업에참여하기로했던 한국컴퓨터가 사업 참여를 포기하기에 이르렀으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LG전자가 한국 AT&T GIS와 SI계약을 체결、 혼선을 빚기도 했다.
결국 지난 2월까지 선행연구사업을 마무리짓기로했던 당초 일정을 넘겨 이번에 AT&T GIS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게된 것이다.
이번에 체결된 기술협력 계약에 따르면 미AT&T GIS는 자사의 병렬처리컴퓨 터인 "3600 시스템"과 후속기종의 원천기술(소스 코드)을 국내 참여기업에 제공하며 판매및 유지보수에 관한 기술도 이전하도록 되어 있다.
국내업체들이 기술이전을 받기로 되어있는 "3600 시스템"은 최대 6만1천4백4 0 MIPS(64 AP노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용 MPP시스템으로 조사기관인 미IDC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상용 MPP시장의 65%를 점하고 있는 주력제품이 다. AT T GIS는 이 제품에 대한 기술이전과 함께 온라인 처리기능(OLTP)을 지원 하는 TP모니터인 "톱앤드"、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인 "AT&T 원 비전"、 전 자메일과 음성메일등을 통합해 기업내에 메시징 환경을 구축해주는 솔루션인 AT T 엔터프라이즈 메시징"등 애플리케이션 기술도 국내업체에 제공토록돼있다. 국내업체들은 제안기종인 "3600 시스템"의 원천기술을 AT&T GIS측으로부터 이전받아 국산 개량 기종을 97년말까지 개발하고 그이후에 독자모델(목표 시스템 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국내업체는 향후 국내 시장에서 개발기종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며 중국、 일본、 동유럽、 러시아등 30여개국에 시스템을 수출할수 있는 판매 권도 아울러 획득했다.
이같은 기술이전 대가로 국내업체들은 시스템 판매때마다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AT&T GIS측에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번 기술협력계약 체결은 국내업계가 병렬처리컴퓨터 시스템의 기반기술을 확보할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특히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대형급 시스템의 국산화로 내수 판매와 해외수출 이 가능해져 90년대말까지 3억달러의 수출증대、 2억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간 2천억원에 달하는 시스템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기술협력은 그동안 국내 시장을 독식해오던 외국 대형컴퓨터업체 가 국내업체에 기술을 전수한다는 의미에서도 상당히 의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