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크기만한 카메라를…".
전세계의 카메라 제조업체는 지난 1970년대 이래 칩만한 크기의 카메라 개발 을 꿈꿔왔다. 이들이 추구한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을 하나의 칩 안에 담아 만드는 것이었다.
카메라 제조업체는 이런 첨단 카메라가 등장하면 크기와 가격을 대폭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메라의 가격이 파격적으로 낮아지면 그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제 카메라 제조업체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액티브 화소센서"라 불리는 것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과학자 3명이 개발한 것이다.
액티브 화소센서는 기존 전하결합소자(CCD)보다 훨씬 더 컴퓨터 칩에 가깝다. 그리고 이것은 생산비용이 CCD보다 훨씬 적게 든다. 왜냐하면 이것은 표준화된 반도체의 생산과 비슷한 형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는 CCD가 카메라를 비롯 대부분의 팩스나 캠코더에 핵심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CCD는 깨끗한 화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격이 비싸다. 또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CCD가 필요로 하는 주변 칩들이 많아 부피면에서 상당히 크다.
반면에 액티브 화소센서에 내장된 하나의 칩은 여러개 칩의 역할을 한다. 많은 칩이 필요한 카메라의 다양한 기능을 이 칩은 하나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카메라의 시간조절 기능이나 줌기능, 그리고 떨림 방지기능까지 이 칩 하나가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이 칩의 또 다른 장점은 CCD보다 전력소모가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액티브 화소센서는 CCD카메라보다 약 1백분의 1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것은 액티브 화소센서가 카메라의 많은 기능을 통합하고 화상을 CCD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읽기 때문이다.
이 칩은 디지털 방식이기 때문에 사진을 컴퓨터의 모니터로 나타낼 수 있다.
또사진의 정보를 디지털로 변환해 디스크에 저장할 수도 있다.
JPL은 이 장치를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JPL은 CCD칩의 외부에제어회로를 채용하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지난 92년말 문제해결에 성공했다.
즉그들은 CCD를 더 이상 카메라의 플랫폼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수천개의 극소 CCD를 컴퓨터 회로와 같은 칩 하나에 집적시켰다. 6개월 후에 그들은 첫번째 칩을 만든 것이다.
액티브 화소센서에는 칩 제조기술을 많이 응용했다. 칩 제조기술의 발달로 인해 JPL은 각 화소마다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
오늘날 칩 제조기술은 회로선폭을 1미크론 이하까지 새길 수 있다. 이 폭은2 5년전에 비해 10분의 1정도밖에 안된다. 이런 방법으로 칩에 넓은 공간을 만든 것이다.
JPL연구진은 이처럼 넓어진 각 화소에 증폭기를 심었다. 증폭기는 회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소가 감지되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카메라 렌즈의 상하 좌우 운동과 줌 기능을 할 수 있도록한다. 이것은 시간기능, 제어기능,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변환시키는 기능 등을 갖도록 했다.
최근 액티브 화소센서를 더욱 첨단화하려는 연구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JPL의 연구원인 포섬이 이끄는 팀은 극소 카메라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 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하는 카메라는 완전한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이다. 이 연구개발팀은 또 미 국방부로부터 1백50만달러 상당의 극소 카메라를 주문받았다. 국방부가 주문한 카메라는 약 1인치 크기로 여기에는 배터리와 안테나 등이 내장되는 것이다.
일본의 NHK방송도 JPL의 액티브 화소센서의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NHK가 개발한 극소형 카메라인 "앰플리파이드 모스(MOS) 이미저"는 JPL의 액티브 화소센서와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NHK는 자사의 제품이 액티브 화소센서보다 더 작은 화소를 사용하기때문에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말한다.
NHK는 이미 개발된 카메라가 1초에 3백60프레임을 찍을 수 있는데 이 정도면 날아가는 야구공의 바늘코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JPL의 액티브 화소센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현재 CCD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미국의 이스트먼 코닥사의 연구원들이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있다. 이들은 JPL의 액티브 화소센서가 과연 선명한 화질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액티브 화소센서는 아직까지 이전의 비디오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 를 대체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액티브 화소센서의 화질이 CCD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NHK의 과학기술연구소의 책임 연구원인 후미히코 안도는 액티브 화소센서는해상도에서 CCD보다 약 3년 내지 5년이 뒤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PL은 액티브 화소센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JPL은 액티브 화소센서의 기술을 응용,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즉 액티브 화소센서가 상품화될 경우 카메라의 크기와 가격이 현저히 줄어들어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에 장난감이나 휴대형 비디오폰에도 이 기술이 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액티브 화소센서가 CCD보다 해상도가 떨어지만 크기와 가격면에서 크게 진일보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JPL은 현재 액티브 화소센서의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들의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아마 칩만한 크기의 값싼 카메라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박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