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컴퓨터 공동 개발 사업의 계약 당사자들인 AT&T GIS측과 삼성.현대.컴퓨터 신기술 공동연구소등 국내 참여기관들은 이제 막 기술협력 계약이 체결 된 상태이기때문에 이 사업과 관련한 세부 일정、 역할분담、 개발 시스템의 세부 규격등을 아직 구체적으로 마련하지않은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AT&T GIS와 삼성.현대.컴퓨터신기술공동연구소는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하면서 2개월 이내에 공동개발 사업의 전반적인 일정을 정하고 제안기종인 "3600 시스템"과 완전 국산기종인 목표시스템의 세부 규격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그동안 한국AT&T GIS가 "3600 시스템"을 판매해왔음을 감안해 계약후 3개월간 한시적으로 이 시스템을 판매할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설정한상태다. 결국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하반기부터 "3600 시스템"의 국내 판매는 삼성과 현대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현대는 "3600 시스템"을 판매하면서 이 시스템의 국산화 작업을 함께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대형컴퓨터 공동 개발 사업 참여기관및 업체들은 기술협력계약 후 14개 월 이내에 현재의 "3600 시스템"과 동일한 성능및 품질을 갖는 개량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현재로선 개량 모델의 세부 규격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세부 규격을 작성하는 작업까지는 서울대 컴퓨터 신기술공동연구소측이 계속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이후부터 삼성과 현대등 국내업체와 AT&T GIS간 기술이전이 실제적으로 이루어질것으로 보인다.
기술이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내 참여업체인 삼성과 현대전자간에 역할분담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어야 한다.
가령 CPU.메모리등 분야로 나누어 각사가 분담 개발하되 향후 기술적으로 통합해 동일한 성능의 시스템을 내놓는다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또 향후 국산 개량 기종이 출시되었을 경우의 시장 진입 문제도 매우 중요한사안이다. 지역적으로 또는 산업별로 시장을 분할할 것인지 아니면 제품 개발만 공동으로 진행하고 이후부터는 완전 경쟁체제로 전환할 것인지가 구체 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이와관련해 서울대 컴퓨터 신기술 공동연구소의 전주식 소장은 "일단 양사간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를 막는 차원에서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있다. 삼성.현대전자등 관계자들은 "기술협력 계약 이전부터 양사간에 충분한 교감 이 있었기때문에 역할분담 문제를 놓고 심각한 알력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기술 분야에서 타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위한 줄다리기는 불가피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와함께 삼성.현대등 국내 참여업체들은 향후 기술개발팀을 어떻해 구성해 야할지를 놓고도 심각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기업은 현재 정보통신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속 병렬처리 컴퓨터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업을 동시에 진행시켜야하는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사업부가 추진중인 고속병렬컴퓨터(주전산기Ⅳ) 개발사업은 통 상산업부의 MPP 개발 사업과 비교해볼때 시스템 성능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기종이기 때문에 중복투자나 일정 중복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정부부처와 업계측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삼성.현대등 컴퓨터 개발업체의 입장에서는 기술인력의 부족、 한정 된 인원의 배분、 사업 일정의 조정등으로 예상치않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 인력의 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며 "타이컴、 주전산기 Ⅲ, Ⅳ, MPP 시스템 개발이 서로 맞물려진행되어 왔기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고 토로하고 있다.
이미 정보통신부의 고속병렬처리컴퓨터 개발 사업도 현재 ETRI 주축으로 한창 진행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양사업을 둘러싼 부처간 갈등、 업계의 이해관계 조정 문제가 돌출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제반 문제점을 현명하게 극복해야만 비로소 국내 대형시스템의 기술 자립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