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부끄러운 자화상

"잘되면 내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옛 속담이 있다. 이말은 자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간들의 그릇된 습성을 잘 지적한 말이다. 최근 아마추어 무선통신(HAM)기기 수입 업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를 이 속담이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사태의전말은 다음과 같다. 최근 일본산 HAM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자 일부 업자들이 제품 수입에 열을 올렸다. 일부는 "가허가"서류 위조와 제3국을 통해 가짜상표를 부착한 제품을 밀수입하는 행위가 잦았다. 꼬리가 길자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월초 S사의 K모씨가 일본 A사의 HAM기기 3백여대를 이미 무선국을 개국한 무선사들의 "가허가"서류를 위조해 통관하려다 세관에 적발돼 공문서위조 및 관세법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그런가운데 S사의 제품을 모업자가 홍콩에서 상표를 변조해 수입、 국내에 몰래들여와 시판하려다 적발돼 현재 관계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았다.

사태가 이지경 인데도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모씨가 관계당국에 고발장을 접수함으로써 피해를 보았다""털어서 먼지 안나는 업체가 어디 있느냐""우리도 결코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면서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이에대해당사자로 지목된 D씨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상대방의 주장을 일 축하고 있다.

평소에도 서로 감정이 좋지않았던 이해 당사자들은 이번 사태로 더욱 사이가나빠졌다는 것이다.

그러나당사자들의 이런 논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빠져 있다. 이 사건 은 범법행위인데도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오직 상대방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감정적인말을 주고 받고 있다.

만약 정당한 방법으로 제품을 수입해 왔다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을것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탓하는 수입업자들의 자세는 본말 이 바뀐 것이다. 잘못했다면 이를 인정하고 근신하는 태도를 보이는 자세가 아쉽다. <정보통신산업부=김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