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백20MHz 펜티엄 발표

인텔이 새롭게 선보인 1백20MHz 펜티엄 프로세서는 지금까지의 퍼스널 컴퓨터수준을 벗어나는 초강력PC칩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1백20MHz 펜티엄 칩은 0.35미크론 미세회로선폭으로 제조돼 0.6um회로 선폭을 사용한 기존펜티엄칩에 비해 같은 크기라면 두배 가까이 많은 회로를 집적시킬 수 있다. PC용 CPU에 0.35um기술이 채택되기는 전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CPU시장에 0.35um기술의 보편화 및 이에 따른 고집적화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처리속도를 나타내는 iCOMP지수로 비교하면 1백20MHz 펜티엄은 1천으로 펜 티엄기본제품인 60MHz(5백10)보다 무려 2배 가까이 빠르다. PC의 CPU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볼륨이 큰 소프트웨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있음을 의미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들은 최고 15%까지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고 새로 개발되는 대용량 소프트웨어들도 PC상에서 활용할 수있게 된다. 1백20MHz제품의 추천 OS(운용체계)는 곧 이어 나올 윈도우95나 윈도즈NT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처리속도의 개선은 인텔이 역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컴퓨팅기 술환경인 "NSP"소프트웨어의 주요플랫폼으로 펜티엄 1백20MHz가 될 가능성을짙게하고 있다. 인텔이 6월말경 발표예정인 NSP(Native Signal Processing) 는 비디오 및 사운드처리를 기존의 애드온 보드에 의존하지 않고 CPU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PC사용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멀티미디어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인텔의 발표에 뒤이어 휴렛팩커드 등 주요컴퓨터업체들이 시스템 개발을 공언하고 있어 조만간 1백20MHz시스템이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펜티엄 1백20M Hz시스템은 중하위급 워크스테이션시장을 주로 공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주로 서버용으로 사용되다 올해말부터는 일반데스크톱사용자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펜티엄 1백20MHz의 최저시스템구성은 8MB메모리에 PCI버스 또는 NSP、 5백MB 이상의 HDD、 윈도95 OS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1백20MHz 펜티엄 칩은 아직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1천개 구매를 기준으로 할 때 60MHz칩이 개당 2백73달러인데 비해 1백20MHz칩 은 무려 3배이상 비싼 9백35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물론 시스템메이커들이 대량생산에 의해 어느 정도 가격인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 소비자에게 상당한 가격부담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1백20MHz 펜티엄은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 앞서 발표됐다. 경쟁칩인 "파 워PC"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올여름 출하되기에 앞서 시장을 선점키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지난 93년봄에 펜티엄을 처음 선보인 이후 2년만에 6개의 칩을、 즉 4개월에 1개씩 선보인 셈이다.

물론소프트웨어의 대용량화가 급진전되고 멀티미디어시스템의 보급에 따른P C사용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점은 납득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소비자들이 혼란을 빚게 될 것임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앞으로 인텔이 곧 1백50MHz칩을 발표할 것이라는 추측과 1백20MHz를 끝으로펜티엄시대를 마감하고 P6시대를 열것이라는 분석이 모두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어느 쪽이든 일반 사용자들로서는 구매와 관련, 상당한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1백20MHz시스템부터 PC는 더이상 PC영역에서만 머물 수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