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부도 배경

지난 20년간 사무기기 전문업체로 명성을 지켜온 라이카가 부도를 낸 것은김동석사장의 무리한 사업확장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보다도 최근 대기업 의 사무기기시장 진출등 시장 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주요원 인으로 동종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도 라이카 의 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라이카는 지난 76년 당시 타자기 수리공이었던 김사장이 타자기를 주력판매 하는 새한사무기라는 회사를 설립、 타자기 보급 붐을 타고 급속 성장、 지난 81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됐다. 특히 81년 타자기로 전국 우수발명품전시 회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으며 80년대 중반에는 일본 미타사와 제휴、 복사기사업을 개시하면서 사무기기전문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등 가전3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격화되자 김사장은 경쟁력 강화책으로 점두판매전략을 채택 、 자사 직원들에게 대리점권을 주고 점포임차비까지 지원하며 매장을 지상1 층으로 전부 전환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단행해 세인들의 관심을 끈 바있다.

김사장의이같은 경영전략은 본사와 대리점을 강하게 연결시켜 주어 영업력 강화에 상당부분 기여했지만 자금압박이 뒤따랐다. 게다가 80년대 후반부터P C보급이 급격히 늘어나 인기품목인 타자기가 자취를 감추고 전자식 타자기와 워드프로세서전용기마저 시장성을 잃게되자 라이카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라이카는 또 복사기시장마저 신도리코.코리아제록스.롯데캐논 등 전문3사에 삼성.금성.대우.현대까지 가세、 타격을 입자 팩시밀리.PC등을 국내업체로부터 OEM받아 사업다각화를 모색해왔다.

그러나팩시밀리와 PC가 대기업위주의 시장질서를 형성하면서 가격이 폭락한 지난 92년부터 라이카는 최악의 경영상태를 맞게됐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미타사와의 제휴설이 나도는등 잇따른 위기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라이카는 지난 9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자본을 잠식하는 적자행진을 계속해 왔다. 29세에 한글타자기를 생산하는 새한사무기를 설립、 한때 매출이 2백50억에 이르는 중견업체로 키워온 김사장은 척박했던 국내 사무기기시장을 개척해온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아 왔으나 80년대 중반이후부터 불기시작한 사무기 기시장의 대규모화와 C&C화 물결에 밀려 몰락하는 불운의 인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