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용 노래방 반주기업체들이 주요 원부자재 폭등과 수요부진으로 진퇴양난 의 고통을 겪고 있다.
단군이래 유례없는 히트작이라는 유명세를 탈 만큼 세인들의 주목을 받아온노래반주기 업체들이 불과 1~2년만에 "풀죽은 모시적삼"으로 전락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은 지난 92~93년의 호경기때의 상황을 고려하면 가히 충격적인 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92~93년에 번돈을 1년여만에 모두 탕진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서둘러 업종을 달리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주요 원부자재의 폭등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도 사실은 수요부진 때문이다.
주요자재인 프레스 사출금형과 PCB기판 와이어류의 인상 폭이 거의 20%에 이르는 부담스러운 수준이긴 하지만 수요만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제품가의 반영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수요는 물론 기대했던 대체수요마저 부진、 채산성 악화의 주요인으로 각인돼 버렸다. 특히 핵심부품인 음원칩이 엔고로 인해 큰폭으로 뛰어오름으로써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업계는 이같은 수요부진의 가장 큰 요인을 내부에서 찾고 있다. 이미 가득찬 수요에만 매달린 채 대체수요를 이끌만한 제품개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추가되는 곡개발보다는 제품의 성능을 높여 수요를 이끌었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컴퓨터가 "286"에서 "386" "486" "팬티엄" 등의 성능향상으로 보급을 확대했듯이 노래방 반주기도 이같이 사전에 제품 수급계획이 수립돼 있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고만 고만한 제품만을 양산해내 대체수요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노래반주기 수요부진의 또다른 요인은 업계가 최대 수요처로 기대했던 단란 주점에 대한 규제다. 당초 업계는 단란주점에 대한 정부의 풍속법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풍속법 개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끝내는 꼬리를 감추는 상태에 놓이고 말았다는 것.
이로 말미암아 수요침체는 부진 이상의 수준에 이르렀고 결국 경영압박까지 이어지는 형국에 놓이게 됐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천~2천5백억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노래반주기시장 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1천5백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는가.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제조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현재 제조부문에서 상당부분의 제조 비를 차지하고 있는 IC칩 대신 EP롬 또는 CD로 대체、 제조비를 줄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 상품기획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는 것. 이를테면 상품성 을 극대화한 제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일차 소비자인 노래방업주들의 제품에 대한 대체의지는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대체수요를 이끌 고 기능의 제품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도 수요부진 타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주요업체 들인 (주)금영 태진음향 대흥전자 등 노래방 반주기 주요업체들은 최근 중국 태국 등 동남아 지역과 중남미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같은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지 않을 경우 올해 도태될 업체들이 적지않을 것이라고 업계의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불과 1~2년여만에 확대보다는 위축되고 있는 노래반주기시장에 대한 환상을 이제 차분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제품개발도 개발자가 아닌 수요자의 편의성에 기반을 두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모 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