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케이블TV 집중점검 (중);컨버터 수급전망

오는 5월1일 케이블TV 유료방송이 제대로 시작되기 위해서는 가장 부진한 부분인 전송망구축과 함께 가입자용 컨버터의 원활한 공급역시 시급히 해결되어야할 현안문제이다.

공보처는오는 5월1일까지 전국에 30여만대의 컨버터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지난달 28일 삼성전기등 6개 컨버터 제조업체를 참석시킨 가운데 컨버터수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해주 통상산업부 차관보는 "3월 23일 현재、 전국 50 개 지역방송국(SO)에 공급된 컨버터 수량은 5만4천7백대에 불과하지만 3월말 까지 12만대의 컨버터가 출하될 것이다. 컨버터설치에 소요되는 4~5일간의 일정을 감안해도 오는 4월말까지 30만대의 컨버터를 공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차관보는 오히려 "5월 이후 전송망공사가 완료되고 케이블TV 가입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들 경우、 컨버터제조업체들이 일시에 생산물량을 늘릴 수 없으므로 공급에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SO들에게 컨버터 의 오는 5월이후 물량을 조기발주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날회의에 참석한 삼성전기를 비롯해 LG전자부품、 태평양시스템、 동국종합전자 대한전선、 대륭정밀등 6개 컨버터제조업체들도 이달말까지 32만대 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개 SO와 공급계약을 맺고있는 삼성전기는 4월중 6만대를 생산、 현재 4만대의 재고를 포함해 총 10만대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12개 SO와 계약한 대륭정밀은 현재 공급된 5만5천여대를 포함해 4월말까지 7만5천여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11개 SO와 계약한 태평양시스템은 이달말까지 6만8천여대、 동국종합전자 는 3개 SO에 최대 3만여대、 2개 SO와 공급계약을 체결한 LG전자부품과 대한 전선도 이달말까지 각각 2만5천여대와 2만1천여대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통산부와 업계의 이같은 공급계획을 그대로 믿는 SO는 별로 없는듯하다. 반면 일부 케이블TV 관계자들은 이달말까지 30여만대의 컨버터 공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컨버터 제조업체들이 현재 생산해 보유하고 있다는 재고물량도 허수일 뿐더러 한달에 최대 3만여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생산라인을 감안해 볼때 이달중으로 그많은 물량을 공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나아가 일부 SO들은 컨버터수급문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가 전송망포설이지 컨버터는 그 다음이라고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생각은 통산부와 컨버터제조업체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과연 4월말까지 30만가구에 전송망이 깔려 케이블TV를 수신할 수 있을지 전혀 예측할수 없는 판에 컨버터 공급물량이 무슨 대수냐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컨버터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틀림없이 그때까지 전송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컨버터를 생산해도 공급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따라서이같은 공급물량은 단지 정부및 관계부처에 보고하는 수치에 지나지않는다는 것이다. 오인환 공보처장관도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3일 부산케이블네트워크 준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만약 컨버터 생산공급에 차질을 빚어 오는 5월1일부터 유료방송에 지장을 줄 경우、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불이익을 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국형 컨버터 개발을 둘러싼 논쟁은 물건너간지 이미 오래고 이제는 한국형이냐 비한국형이냐는 문제가 아니라 과연 제때 컨버터를공급받아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는가를 지켜봐야 하는 시청자들로선 이젠 더이상 선택의 여지도 없는 것이 현재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