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 드라이브업계, 엔고.부품 구득난등 "이중고"

발전단계에 접어들고있는 국내 CD롬 드라이브산업이 엔고및 부품 구득난으로 인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초부터 치솟기 시작한 엔화 강세기조는 지난 10일 급기야 달러당 80엔선까지 육박함에 따라 일본에서 핵심부품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 CD롬 드라이브 생산업체는 물론 CD롬 드라이브를 완제품으로 수입、 공급하는 업체들이 극심한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올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엔화는 달러당 약 20%정도 올라 대부분 일본에서 부품및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 CD롬 드라이브업체들은 그만큼 환리스 크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도시바등 일본 CD롬 드라이브 공급업체들은 지난주 10% 정도의가격인상을 국내 PC업체에 통보했다.

20%정도에 이르는 엔화 상승요인중 일본 CD롬 드라이브업체는 자체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10% 정도를 흡수하고 10%정도는 국내 업체에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저팬을 통해 도시바 4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이달부터 월 1만여 대 공급받기로한 삼성전자는 엔고로 인해 10%의 가격부담을 지게됐다.

미국현지법인인 CTC를 통해 미국에 PC를 판매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도 엔고 로 인해 CD롬 드라이브에서만 10%정도의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 PC판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소니、 미쓰미제품을 수입.공급하고 있는 동준실업및 다우기술은 결제 조건을 달러로 하여 별 영향은 없으나 이미 일본업체들이 미국 수출분에 대해 8~10% 정도의 가격인상을 통보한 바 있어 곧 가격인상 통지가 날라오지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마쓰시타의CD롬 드라이브를 수입하고 있는 나로실업및 옥소리도 엔고로 인해 15% 정도의 환차손이 발생、 가격을 인상해야할 지 고심중이다.

김범훈 옥소리 사장은 "20% 정도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 현재 수입원가 이하로 CD롬 드라이브를 팔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사운드、 MPEG카드등 주력 제품의 판매 확대를 위해 CD롬 드라이브 판매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 라고 말했다.

슈퍼엔고가 국내 CD롬 드라이브업계를 긴장시키는 것은 가격인상 보다 오히려 대금결제 조건의 변경이다. 왜냐하면 국내 업체들은 부품및 완제품 수입 시 그간 대금결제는 달러로 했는데 최근들어 일본업체들이 이를 엔화로 변경 할 것을 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미쓰미 CD롬 드라이브를 수입하고 있는 다우기술의 모임원은 "미 쓰미가 대금결제 조건의 변경을 시사한바 있다"고 밝히면서 "이에대해 거래를 중단하는 일이 있어도 결제조건 변경은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사정은 도시바 제품을 수입하는 경일실업도 마찬가지.

엔고가가격면에서 국내 CD롬 드라이브업계를 압박하는 동시에 핵심칩및 픽업등 부품 수급난도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2배속 시장에서 4배속시장으로 주력 제품이 변화함에 따라 4배속 CD롬 드라이브용 핵심부품의 공급이 달려 국내 생산업체를 힘겹게 하고있다. 현재 4배속 CD롬 드라이브용 반도체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OAK만이 생산하고 있는데 이 두업체가 4배속 시장이 오는 6월부터 본격 열릴 것으로 보고반도체의 생산시기를 여기에 맞추었으나 이미 4배속 제품이 주력군으로 등장 、 반도체의 적기 공급에는 차질이 빚어지는 실정이다. 웨스턴디지털및 OAK 는 부족한 생산물량을 주 거래선인 일본업체에 우선 공급하는 바람에 국내업체는 마냥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픽업의 경우도 소니、 필립스、 히타치、 산요 등 4개업체만이 생산하고 있는데 이업체들이 자사 CD롬 드라이브 생산에 우선 배정해 국내 업체들은 이를 수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업체들이 한국업체를 견제 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고및부품수급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 국내업체들은 뽀족한 해결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핵심부품을 국산화하지 못해 엔고를 그대로 떠안게 되는 것은 물론 일본 업체의 부품 수급 조절을 통한 국내 업체 견제책에 울며 겨자먹기로 당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국내 PC 구매자들은 최근들어 4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선호하고 있으나 국내 CD롬 드라이브공급업체들은 4배속 제품을 2배속 제품과 비슷한 가격에 내놓고 있는등 외국산제품과의 경쟁으로 제값받기가 어려워 CD롬 드라이브사업은 속빈강정으로 떨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