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투자환경 및 통신산업 동향

하노이=엄판도 특파원 베트남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특히베트남 최고 실권자로서 이른바 "도이모이"라 불리는 경제개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두 모오이 공산당 서기장이 11일 래한함으로써 베트남은 우리의 경제협력 대상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지난 91년이후 해마다 연평균 7.8%의 고도성장을 기록해 왔으며올해에도 9.6%의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인구 7천만명의 유망 개발도상 국이다. 베트남은 지난 86년부터 경제개발을 위해 개방정책을 펴왔으며 88년 신외자 법을 시행함으로써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트남에 외국인들의 투자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훨씬 뒤인 93년부터다.

개방은됐지만 그만큼 외국업체들이 베트남시장에 진출하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업체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베트남인들의 민족 우월성 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프랑스 식민통치를 자력으로 종식시킨 데 이어 월남전에서도 미국에 승리했다는 강한 자신감이 외국업체들이 다른 후진국에서처럼 마음놓고 베트남에서 활동하게 놓아 두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여튼 개방정책을 편 시점보다 무려 7년이나 늦은 93년부터 외국인들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해 이때부터 외국인 합작투자와 개인기업의 수가 크게 증가했고 이로 인해 산업구조도 질적으로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베트남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외국업체는 없는 상황 이다. 바로 이 점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최근들어 베트남 진출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중국이나 동구권 국가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유럽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업체들이 뒤늦게 뛰어들었다 실패한 사례가 많았던 반면 베트남은 아직 "혼돈(CHAOS)"상태라 불러도 좋을 만큼 시장 질서 가 잡혀있지 않고 따라서 지금이 베트남 진출의 호기라는 분석에서 기인한 다. 베트남은 중기 경제개발전략으로 "2천년 사회주의 경제적 안정 및 개발 전략 5개년 계획"을 국가기획위원회(SPC)"가 수립、 추진하고 있는 데 국가기간망인 통신과 운송부문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책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통신 및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이 가장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정부가 가장 중점 과제로 선정、 추진하고 있는 것은 통신망 확충 중장기계획이다. 2000년까지 경제개발 가속화에 필요한 경제특구와 성.도시.부락등에 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고 종합정보통신망(ISDN)기반 구축까지 끝낸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지난해 53개 성과 2백개 부락의 교환기를 디지털화했으며 하노이와 호치민간의 전송로를 광케이블로 깔았다.

이와함께 올해에는 부락단위까지 1백% 전화를 보급하고 전 네트워크 용량을 디지털화하며 성과 부락을 연결하는 전송로를 광케이블과 마이크로웨이브로포설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수출입 현황을 보면 지난 91년 수출 1억9천9백만달러、 수입 4천1백만달러이던 것이 92년과 93년에는 4억3천6백만달러와 5천7백만달 러、 7억2천8백만달러와 9천1백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수출 10억달 러、 수입 1억달러로 그 규모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LG그룹이 베트남 진출을 가장 활발히 추진하고 있고 투자 역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LG정보통신은지난 89년 독자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자사가 개발한 STAREX 교환기 시리즈를 베트남 전국에 설치한 데 이어 이달초 베트남 전신전화국(V NPT)과 합작으로 공장(합작법인명:VKX)을 설립했다.

이 공장은 완전부품 조립체계(CKD)로 올해 20만회선규모의 전전자 교환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92년부터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해온 LG전선 역시 93년 호치민에서 하노이를 연결하는 백본라인 구축을 계기로 베트남에 먼저 진출해 있던 독일의 지멘스를 제치고 합작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이달초에는 광통신케이블 공장 (합작법인명=VINA-GSC)을 설립했다.

LG그룹은 베트남 기간통신망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일단 베트남 진출의 이니셔티브를 쥔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현재 건설.무역등을 중심으로 베트남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와 삼성등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업체들도 무오이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 이후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엄판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