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잡아 1조원에 이르는 국내 영상.음반시장을 향한 KBS.MBC.SBS 방송3사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방송3사가 자회사로 설립, 운영하고 있는 KBS영상사업단, MBC프로덕션, SBS프로덕션등 영상소프트웨어업체들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 ti Use)"원칙을 바탕으로 한번 제작된 방송프로그램을 비디오프로테이프와 CD 롬타이틀, 비디오CD, 음반, 화보집등으로 재가공해 다양한 형태의 영상.
음반소프트웨어로출시함으로써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도적극나서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SBS의 "모래시계"의 경우 TV에 방영돼 엄청난 시청률로 성공을 거둔 외에도 비디오로 제작, 인기리에 팔리고 있으며 이 여파를 타고 화보집도 발간됐다.
또 지역민방과 케이블TV을 겨냥하여 프로그램의 판매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물론 CD 롬타이틀로도 현재 제작이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모래시계에 삽입 된 배경음악들이 음반으로 제작, 판매되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초 KBS영상사업단, MBC프로덕션, SBS프로덕션 등 방송사계열 영상소프트웨 어업체들은 모기업인 방송3사가 제작방송한 프로그램을 복사.판매하고 일부프로그램을 제작해 계열사에 공급하는 등의 사업방식을 통해 출발했다.
그러나이들 회사는 최근들어 풍부한 영상 소프트웨어를 가공, 판매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국내 영상음반시장 및 멀티미디어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현재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분야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각 방송국에서 제작, 방송된 프로그램을 비디오로 편집해 국내시장에서 판매하는 한편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몇년간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제작경향은 시청률지상주의에 밀려 제작과 정에서 내용이 뒤바뀌는 전근대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해외시장판매 와 비디오제작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방 송사계열 영상소프트웨어업체들은 이들 프로그램을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 적극 수출하고 있다.
MBC의 다큐멘터리 "한국의 버섯" "규장각" "흑룡강", 특별기획 드라마 "거인 의 손" "까레이스키"를 포함해 SBS의 "머나먼 쏭바강" "모래시계" "장길산"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프로그램의 판매방식면에서도 이들 업체가 기존의 소극적인 영업방식에서 탈피해 자사대리점망의 확충에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이는 것도 최근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중의 하나다.
두번째로 방송사계열 영상소프트웨어회사들은 컴퓨터하드웨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전자업체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CD 롬타이틀을 제작.판매하는 등 멀티미디어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프로그램 판매사업과 함께 멀티미디어 사업은 이들 업체가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멀티미디어 타이틀사업에서 제휴관계를 맺은 MBC프로 덕션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갯벌은 살아있다"와 꿀벌의 세계"를 CD 롬 타이틀로 제작했으며 앞으로 제작 물량을 늘려 나갈방침이다. KBS영상사업단 역시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영상프로그램을 멀티미디어 타이틀로 제작하기 위해 서울시스템과 제휴했으며 LG미디어.서울음반과 함께 비디오 CD의 제작,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 업체가 드라마등에 삽입된 주제가와 배경음악을 활용해 음반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인기드라마에사용된 주제가나 배경음악이 인기를 끄는 경우가 빈번해짐에따라 음반사업이 상당한 매력을 지닌 분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는 지난해 MBC예술단을 통해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드라마 주제가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음반으로 제작, 판매에 들어간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 을 확대하고 있으며 KBS영상사업단과 SBS프로덕션도 기존 음반제작사와 제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방송3사가 영상 및 음반사업에 신규진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들어 국내 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방송산업이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기존에 방송3사가 누렸던 우월적인 지위를 지속적으로 보장받을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이윤창출을 위한 돌파구의 하나로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있는 영상, 음반사업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방송3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멀티미디어 사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 세 계멀티미디어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은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방송3사의 행보는 국내 관련업계의 판도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성 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