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떠오르는 매체 CD롬 타이틀 (1)

멀티미디어의 바람이 불면서 CD롬타이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 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CD롬타이틀은 향후 10년간 고도성장을 구가할 것이라는 전망속에 업체들이 앞다퉈 CD롬타이틀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각광받고 있는 CD롬타이틀의 국내업계 실상을 심층분석, 6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CD-롬타이틀시장을 해부한다 1.CD-롬타이틀시장 과연 장미빛인가.

올들어 멀티미디어 PC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CD롬타이틀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멀티미디어PC의 국내판매는 지난 한햇동안 7만2천대규모에 불과했으나 올 1.

4분기동안22만대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신장하고 있다. 여기에 CD롬 드라이 브의 단품판매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지난해 20만대수준에서 올해는 6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의 보급이 날로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CD롬타이틀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올연말까지CD롬타이틀의 시장규모는 적게는 2백억원에서 많게는 5백억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들은 오는 96년의 CD롬타이틀 시장이 올해보다 2배이상으 로 성장할 것으로 상당히 낙관하고 있다.

기대가높은 만큼 현재 이 시장에 뛰어든 업체도 줄잡아 60여개를 웃돌고 있으며 국내에서 개발된 타이틀도 2백여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국내 CD롬타이틀시장은 기대하는 만큼 장밋빛시장인가. 업체들 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 나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CD롬타이틀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이같은 전망에 대해 일단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우리보다 한발앞서 CD롬타이틀 시장이 형성된 미국에서 조차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때 아직 국내시장에 대해 낙관 적인 전망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전한다.

우선CD롬타이틀시장이 매년 급속도로 신장해 방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CD롬타이틀 시장은 일반소비자들의 구매에 의존하기보다는 번들시 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멀티미디어PC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메이커들의 번들채택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이 CD롬타이틀 시장의 양적 성장을 초래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에 대한 직접 판매비중은 별로 높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들어 지난해 20만장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CD롬타이틀 오성식생활영어 의 경우 일반 소비자상대 판매보다는 번들판매의 비중이 80~90%에 이르고 있다는 것.

실제로 컴퓨터소프트웨어시장에서 한 CD롬타이틀당 3천장이 소화되기 쉽지않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일반소비자들의 타이틀구매가 예상보다 높지않다는것을 알 수 있다.

미국데이터조사기관인 데이타퀘스트의 최신자료도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CD롬타이틀 시장규모는 5천3백만 개에 이르고 있으나 이중 번들비중이 40~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시장도 번들시장이 커지면서 양적인 증가를 가져올지 모르나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는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제 시장규모는 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타이틀의 수익성면에 서는 "빛좋은 개살구"라는 것.

타이틀시장에참여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정작 타이틀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아주 적은 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부 게임을 수입하는 업체와 교육용타이틀 개발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방대한 미국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최근호 외지에 따르면 지난해 9백12개사에 달하는 미국 CD롬타이틀 제작사 가운데서 96%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까지 타이틀당 10여개정도를 판매 하는 데 성공한 미국회사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며 단 1개만을 판매하는 데 그친 회사도 90개사에 달하고 있다.

국내 CD롬타이틀업체역시 적자경영을 겨우 벗어난 곳이 아주 적은 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인데다 그나마 국내 타이틀시장을 주도하고있는 제품도 학생들 이 즐겨찾는 게임과 눈요기감에 불과한 성인물에 편중되고 있다.

CD롬타이틀시장의한축을 형성하고 있는 성인물타이틀시장이 단순히 성적에 로물을 강조한 제품이 대부분 유통되면서 소비자들의 1회성 호기심만을 부추 기고 있을 뿐、 타이틀시장의 올바른 발전에는 별로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것이다. 그동안 "슈퍼모델" "이브의 유혹" "비밀여행" "도색부인" "핫무비" "좋은 예감 "유연실의 영상고백" "스타탄생"등 많은 성인용타이틀이 선보여 일시적 인 판매증대에는 도움이 됐으나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CD롬타이틀시장은 하드웨어의 판매신장에 따라 급속도로 신장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을지 모르나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속빈강정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