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심도있게 분석、 평가함으로써 정부에게 올바른 판단 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수행해야할 과학기술 관련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아쉽게도 국회의원 대부분이 과학기술과 관련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매우 취약하고 과학기술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들 스스로도 지금은 과학기술 정책결정에 있어서 국회가 거의 영향 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국회가 각 부처간 이해조정 등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어 앞으로 과학기술정책을 수립、 집행 하는 데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가 과학기술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과학위、 교통체신위、 상공자원위、 교육위 등의 상임위원회 에 소속된 14대 국회의원 33명(여당 17명、 야당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보고서인 "과학기술정책과 효율적인 국회의 역할"에서 드러났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원들이 과학기술분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있는 분야는 환경(4점 척도를 기준으로 3.80)이며 과학기술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에너지(3.19)、 정보기술(3.19)、 의료기술(2.80)、 우주탐사 (2.61) 등에 대한 관심도는 설문항목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표 참조> 과학기술에 대한 낮은 관심도와 함께 전문성이 거의 없다는 것도 과학기술분야에서의 국회 활동을 위축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14대 국회의원중 교수, 법조인、 고급관료、 언론인、 의.약사 등 전문직 출신이 44.7%를 차지하고 있으나 과학기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자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국회의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과학기술과 관련 인적 전문성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밖에도 의원들의 잦은 상임위 교체、 정당중심의 의회활동에 의한 전문적 인 의안접근 불가능 등이 의원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심화시키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획득하는 데도 의원들은 과학기술 정보유통체제를 활용치 못하고 대부분 신문이나 잡지 등을 통해 자료를 얻고 있으며 이렇게 입수한 자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실제 의원들은 "과학기술정책과 관련된 법안을 처리하는 데있어서 법안의 내용과 영향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표결에 임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잘 이해해 처리한다"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하며 "보편적으로 이해하는 편"이 55.6%、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가 38.9%에나 달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국회에서 과학기술 관련 안건을 심의할 때 어느 정도 전문지식을 갖고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문적"이라고 대답한 의원은 전체의 25%에 불과한 반면 "어느 정도 비전문적"이 61.1%、 "매우 비 전문적 "이 13.9%로 의원들 스스로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뒤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는 국회가 과학기술정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단계적인 방안으로 우선 과학기술 관련 공청회 및 세미나를 개최하고 과학기술 연구회 등 관련 동호회를 활성화시켜 의원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전문 성을 높이고 점차 직능대표제인 전국구의 일정비율을 과학기술인들에게 배정 하고 과학기술전담위원회의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오는 2000년에는 과학기술정책에 국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미국의 OTA와 같은 국회내 과학기술전문기구의 설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