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부산을 오가는 속칭 "보따리장수"와 이들로부터 물건을 사들이는 "외 제품 수집상"에 대한 법적 처리문제를 놓고 경찰과 세관등 관계기관이 고심 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6일 중구 중앙동 여객부두앞 노상에 차를 세워놓고일본서 귀국하는 보따리장수들로부터 일제전기제품과 잡화를 사들이던 강모 씨를 붙잡아 관세법 위반혐의로 부산본부세관에 넘기는 한편 여객부두와 김 해공항의 출국장을 대상으로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그러나 강씨의 신병을 인수한 부산본부세관은 강씨가 검거될 당시 차 안에가득하던 물건의 위법성을 어떻게 입증、 관세법을 적용하느냐를 놓고 고민 에 빠졌다. 경찰이 압수해 세관에 넘긴 2천만원 상당의 물품은 단돈 5백원짜리부터 30여만원에 이르는 비교적 값싼 것들로 워크맨、 전기밥솥、 마이크 、 소형청소기 등 전자제품과 일용잡화들로 모두 일본제였다.
문제는 보따리장수꾼들로부터 10~20%의 웃돈을 주고 강씨가 사들인 이 물건 들은 통관과정에서 "30만원 한도내에서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행자 휴대반입물품 으로 인정받아 반입된 것이기 때문에 불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관 관계자는 "관세법을 적용하려면 강씨가 밀수품을 사들인 사실이 입증돼 야 한다"며 "그러나 보따리장수들이 반입한 잡화들을 밀수품으로 보기는 관련 규정상 어렵고 사실 이들에 대한 단속계획을 여러차례 세웠지만 처벌근거 가 미약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때문에 수집상과 "깡통시장"에 대해 집중단속에 나서려던 경찰도 주춤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부산 여객부두와 김해공항을 무대로 외제품을 사들이는 수집상들은 수 십명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는 팀을 이뤄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파악되고 있다.
또 만물시장으로 통하는 부산 국제시장내 "깡통시장"에는 반입경로가 불분명 한 외국산 제품들이 공공연히 진열돼 외제품 선호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이번처럼 경찰이나 세관의 단속을 뒷받침할 만한 제도나 법규정 이 마땅찮아 이들의 외제품 거래행위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부산=윤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