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V부품 표준화 만전 기해야

AV업계에 오디오 부품을 표준화-공유화 하는 "공생의 바람"이 일고 있다.

AV업체들은 최근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대외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턱없이 부족한 생산인력을 공장자동화로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오디오 부품의 표준화-공유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다.

AV업체들은 올해부터 96년 하반기까지 부품 표준화-공유화 작업을 완료、 97 년부터는 생산성 증대 효과를 노리겠다는 구체적인 전략을 짜고 있다. 국내 시장이 완전 개방되는 97년이후에 대비、 경쟁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현재로서는 원가절감은 물론 생산성향상까지 도모할 수 있는 업계의 대안은" 부품 표준화"로 모아지고 있어 가닥은 일단 제대로 잡은 것 같다.

특히 최근의 시장침체와 맞물려 가속도가 붙고 있는 AV업체들의 이같은 표준 화방안은 물류비용을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는 데다 불량률을 최소화 할 수있다는 점에서 경쟁기반을 다지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오디오업계가 원가절감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환경 이 급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오디오업계의 인력난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기능인력은 물론 기술 설계분야의 인력도 정원의 50~60%선에 그치고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생산현장에서는 제품의 수율이 떨어지고 연구부문에서는 개발의욕 이 감퇴돼 신제품으로 승부를 걸 수 없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이는 오디오 업계의 경영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생산현장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자동화를 추진해 왔으나 부품의 가지수가 워낙 많아 이마저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었던게 오디오업계의 저간의 사정이었다.

오디오시장은 올해에도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디오업계의 1.4분기 매출실적은 전년동기의 1천31억원에 비해 5%가 감소한 9백81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파이컴포넌트 매출비율은 평균 20% 포인트 하락한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은 전체적인 오디오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데다 미니컴포넌트를제외한 품목의 수요부진 현상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내 오디오산업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것은 국제경쟁력 상실에 따른 수출부진과 외산제품의 내수시장위협이란 이중의 사슬을 푸는 열쇠를 찾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AV업체들이 부품 공유화에 적극 나서는 것도 제품의 모델군이 다를 경우 부품을 새로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비용-시간을 절약하자는 데 근본 뜻이 있다. 부품 공용화는 단순한 원가절감만이 아니라 곧 바로 생산성향상으로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주요 부품을 표준화-공유화 할 경우 적어도 20%이상의 원가절감효과 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공장자동화를 통한 불량률 극소화、 제품 안정성향상、 인력난 해결 등 부수효과까지 합치면 부품을 표준화해서 얻는 직.간접 효과는 엄청난 셈이다. 오디오업계의 표준화-공유화방안이 제대로 시행될 경우 약화될대로 약화된 국내오디오산업의 가격경쟁력을 대량생산.저가공급을 통해 어느정도는 만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오디오업체가 규격이 다른 여러가지 부품의 모델을 몇가지로 축소할 수 있어 경쟁력강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오디오업계는 PC같은 일부제품의 경우 중간재표준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우위전략으로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한 대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물론 급변하는 신기술-신제품 추이를 감안할때 국내 오디오산업의 내일을담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기술력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첨단무기 개발이 아직까지는 이상에 불과하다. 국내업계가 기술로 승부를 걸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첨단손자병법을 모를리 없다.

선진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현상황에서 경쟁력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은 역시 부품의 표준화-공유화로 낙착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얼마나 밀도있게 추진하느냐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성과를 담보하지 못하면 그것은 허사다. 우리는 업계의 전략과 계획이 실행단계에서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아왔다.

이왕이면 오디오업체에서 일으킨 "공생의 바람"이 전 전자업계로 확산돼 성과의 합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