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체들의 측정기기 보유율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측정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나타났다. 또 연간 1조4천억원 이상을 외산 정밀측정 기기 구입에 사용하고있으면서도 주요 제품의 국산화율과 공장자동화의 계측제어라인 설치율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어서 첨단산업의 기술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 93년부터 94년까지 2년간에 걸쳐우리나라 기관 및 산업체 1천8백6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밀측정기술실태 조사"결과 밝혀진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산업체의 업체당 측정기기 평균 보유대수 는 2백64대로 지난 91년도의 1백92대에 비해 44%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측정기술 수준은 선진국 수준을 1백으로 할 때 평균 82로 여전히 낮아 우리나라 산업의 첨단기술 개발에 큰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분석됐다. 이와 함께 산업체 보유 측정기기에 대한 교정검사 실시율은 64.5%로 지난 89년 이후 답보상태에 있으며 교정검사를 받지 않은 채 사용하고 있는 기기도 무려 35.5%에 이르고 있다.
특히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측정기기에 대한 교정검사 실시율도 매우 부진해 이공계 대학 12.5%、 방송기관 9.5%、 보건의료기관이 7.2%에 불과한 실정이다. 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측정기기의 종류도 국산제품은 34.1%인 반면 외산기종 특히 일본산이 53.9%에 달해 대일무역역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측정기술 인력 확보 수준도 크게 미흡해 93년 현재 경공업 1.5명、 중화학공 업 2.2명에 불과하며 그나마 첨단기술의 요구도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인력 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밖에 정밀측정 표준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전체의 41.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이 가운데 12%만이 제반 측정실 환경 기준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엄판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