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가 개발한 연구분석기기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제1회 국산연구기기 전시회가 18일부터 20일까지 대덕연구단지내 한국과학재단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과학재단과국산연구기기개발연구회가 공동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국산 연구기기의 개발수준과 우수성을 국내 과학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2 2개 업체에서 80여점의 국산기기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대학수준 이상의 연구 및 실험용 기기만을 모아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전시회로 개막 첫날부터 대학, 기업체, 연구소의 관계자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업체들이출품한 전시품목들 중에서는 고가의 외산장비들을 대체함은 물론 외산기기들보다 성능면에서도 뛰어난 제품들도 많은 것으로 평가돼 국산 연 구기기의 장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선일기계진흥(주)(대표 최배진)의 주사형 전자현미경(SEM).
국내에서는처음 개발된 이 전자현미경은 선일기계진흥이 지난 3년간 2억5천 만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한 역작으로 전자현미경의 국산화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관객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선일기계진흥측은외산제품의 가격이 1억5천만원에서 2억원대를 호가하고 있으나 국산전자현미경은 이의 4분의 1 수준인 6천만원에 공급이 가능하다고밝히고 성능면에서도 외산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영인과학(대표 조영호)이 출품한 질량분석기(ICP MS 모델명 EMS 200)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개발된 첨단기기로 반도체, 환경공학, 원자력분야에서 사용되는 원소분석시스템으로 외산대체가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 기기는 상공부가 지원하는 공업기반기술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표준과학연 구원과 영인과학 기술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수입제품은 3억원대이나 이번 국산화 성공으로 2억원대에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도남시스템의 가스크로마토그래피(DS 6200), 메디슨의 초음파진단 기, 비전과학의 원심분리기 원격제어시스템, 아펙스의 고속전자빔 표면구조 회절장치, 원다레이저의 Nd/YAG레이저가공기 등 우수연구기기로 평가받은기기들이 대부분 출품됐다.
제1회 국산연구기기 전시회는 한국과학재단이 지난 93년부터 시행해 온 "국 산연구기기 시험연구사업"을 모태로 태동한 것이다.
이 사업은 과학재단이 국내에서 개발된 연구기기를 제조업체로부터 기증받아이를 활용하는 연구과제를 공모해 연구비와 함께 지원해 온 사업으로 대학에 는 연구기자재 확보에 도움을 주며 제조업체에게는 국산연구기기의 홍보기회 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과학재단에 따르면 현재 대학에서 사용가능한 연구분석기기를 생산하는 업체 는 약 60개사 정도로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이들 업체들이 개발한 국산연구기기들은 대학연구실에서의 외산기기 선호 경향으로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신뢰성을 검증받을 기회조차 제대 로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 대부분 소규모 기업들이어서 전문인력과 자금의 부족으로 품질향상에도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과학재단은 이같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고 소규모 산.학협력사업을활성화시킨다는 취지로 "국산연구기기 시험연구사업"을 시작해 그동안 많은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국산기기를 활용해본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평가한 결과 대부 분 국산기기들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외국제품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질적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국산연구기기들이 그동안 당연시돼 온 외산연구기기 사용을 대체, 국내 수요에 정착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사용자들의 인식제고 못지 않게 국 산화 이후에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외산과의 가격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이제 남아 있는 셈이다. <대전=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