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 2년간 전국 산업체 1천7백22개 업체와 1백47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밀측정기기의 활용실태 및 정밀측 정 기술실태에 관해 조사를 벌여 최근 발표한 결과를 보면 국내 정밀기기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잘 보여 준다. 특히 산업체는 정밀기기에 대해 의무 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정검사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전문인력도 태부족해 정밀측정기술 발전에 장해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어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 우리나라 산업체의 1개 업체당 측정기기 평균 보유대수는 2백64대로 지난 91년도의 1백92대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보유하고 있는 측정기기의 정밀정확도 등급 수준을 보면 91년도에 비해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기준급 이상의 상위급기기는 3.7%에 불과했으나 일반 하위급 측정기기는무려 69.1%에 달해 품질시험검사용 측정장비의 정밀도 등급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산업체의 정밀정확도 수준 역시 표준기급이 0.04%、 공장용 기준기급 이 3.7%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밀측정기기의 제작국별 비중을 보면 53.9%가 일본제품인 데 비해 국산제품은 34.1%에 불과해 정밀측정기기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정부 산하단체가 98.8%로 외산기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밝혀졌으며 다음이 연구기관으로 수입측정기기 보유율 83.1%、 시험검사기 관 74.4%, 교육기관 27.5% 순이었다.
산업체 보유측정기기에 대한 교정검사는 주기에 따라 반드시 받도록 돼 있다. 특히 교정검사 대상기기와 기준급이상의 상위급 교정검사기기에 대한 교정검사는 주기적으로 철저히 실시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업체의 교정검사 대상기기에 대한 교정검사 실시율은 93 년도에 64.5%로 91년도의 64.1% 수준에 비해 거의 나아지지 않아 우리나라 산업체의 측정관리 체계에 큰 구멍이 뚫린 것으로 지적됐다.
기관별 검교정 실시율을 보면 교육기관 4.3%、 보건의료기관 5.3%、 발전 소 32.5%、 정부산하기관 31.8%로 모범이 돼야 할 기관보유 측정기기가 매우 허술한 상태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산업체 보유측정기기중 고장등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고 있는 기기 는 전체 보유기기의 10.1%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 데 이는 1개 업체당 20대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자원낭비는 물론 생산비까지 가중 돼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불용기기의 대다수가 고가 수입기기로 수리 및 유지보수、 재가동 을 위한 기술이 부족하고 수리보수비가 많이 소요돼 업체들이 재활용을 기피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밀측정기기의 사장율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기술전문 인력 부족과 국가 차원의 측정기술 교육의 부재도 조사 결과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정밀측정기술 인력의 종업원 대비 비중은 업체당 약2.1명으로 경공업체가 1.5명、 중화학공업체가 2.2명꼴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정규교육기관의 부재로 인해 이들 산업현장의 측정기술 인력에 대한 기술재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제조업 관련 1천7백22개 업체중 품질관리、 측정.시험검사를 위한 정밀측정기기의 정밀정확도 유지관리 시설인 측정표준실을 설치한 기업은 41.7%에 불과하며 그나마 측정표준실이 설치된 업체의 상당수가 측정환경 설비 기준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 온.습도조절 설비를 갖춘 업체는 전체 응답업체의 27.8%、 반진동시설 설치업체 18.8%、 먼지방지 시설 설치 업체 24.9%、 공조기 설치업체는 27.0%에 불과했으며 특히 전자장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업체는 2.8%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체 경영진의 정밀측정에 대한 인식도도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최고경영진이 정밀측정부문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27%에 불과했고 정밀측정 기술인력의 처우가 양호하다는 업체는 3.3% 、 정밀측정기기 관리를 전산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기업은 10%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업체중 정밀측정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업체는 전체의 49.1%에 불과했으며 이들 가운데에서도 6%만이 정밀측정과 관련된 부서명칭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판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