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가포르 크리에이티브사-심웡후 회장

세계 최대 사운드카드업체로 명성을 얻고 있는 싱가포르 크리에이티브사의심웡후 Sim wong Hoo)회장이 19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르네상스호텔 에서 여장을 풀고 있던 심회장을 만나 방한 목적및 멀티미디어산업에 관해 의견을 들어봤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문을 연 심회장은 "이번 방한은 우선 KOEX에서 개최되는 멀티미디어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연세대에서 특강을 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설립한 한국크리에이티브기술을둘러 보고 국내 멀티미디어 관련 기업 인사도 만나 볼 계획이다.

올해 39세의 노총각인 그는 "멀티미디어 산업은 기술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큰 반면 소자본으로 대기업을 일구어 낼 수 있는 분야" 라고 밝히면서 "한국의 젊은이들도 멀티미디어에 과감히 도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멀티미디어가 창의력과 패기를 가진 젊은이가 도전해볼 만한 사업이지만 자기 독창성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충고했다.

심회장은 이어 "한국에도 사운드카드、 MPEG카드등 멀티미디어 카드를 생산 하는 업체가 다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세계적으로 명성 을 얻고 있는 기업이 별로 없는 것은 자기 독창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 선진 외국업체의 제품을 모방하는데 급급한 국내 멀티미디어 업체들 을 꼬집었다.

지난 81년 자본금 6천달러를 갖고 크리에이티브를 설립、 중국어로 말하는 PC인 "CUBIC 99"를 개발해 PC에 멀티미디어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심회장은 당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게임기를 PC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래와 효과음을 지원하는 "사운드 블라스터"를 개발했다.

사운드 블라스터는 전세계 PC사용자로부터 격찬을 받아 당시 붐을 이루기 시작한 멀티미디어 PC용 사운드카드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를 굳혔다.

"94년 현재 크리에이티브는 전세계 사운드카드 시장의 70% 정도를 석권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하면서 당시 매출액이 10억1천만달러에 달했으며 매출액중 순익익의 대다수를 미국 오클라호마、 싱가포르、 아일랜드 더블린에 소재한 연구소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힌다.

멀티미디어 산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심회 장은 전망하면서 사운드카드는 이제 단순히 게임용 효과음을 제공하고 악기 음을 재생하는데 머물지 않고 데이터모뎀 전화등과 접목시켜 상호대화가 가능한 멀티디어기기의 핵심제품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크리에이티브는 락크웰등 세계 유수 멀티미디어용 반도체 업체및 기기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회장은 최근들어 한국에서 MPEG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MPEG-1 규격을 채택한 MPEG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밝힌다. 그러나 그는 "MPEG가 동화상 정보를 PC및 멀티미디어기기에서 구현하는데 우수한 솔루션이 될 수 있으나 국제적인 산업표준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 기술 및 제품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곧 도래할 MPEG-2시대에 대비、 크리에이티브는 국제적인 산업표준으로 자리잡을 아이디어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DVD의 국제적인 산업표준을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소니와 도시 바의 경쟁과 관련, 크리에이티브는 현재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회장은 "한국의 멀티미디어 시장은 한국의 문화적 독창성으로 인해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적 독창성을 제품으로 연결하면 세계적 인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