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의 발자취 (168)

국내 전자산업이 세트중심의 조립산업으로 시작한 것과 달리 저항기산업은 관련원부자재산업과 함께 성장한다.

저항기산업이 세계시장에서 나름대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저항기의 대표적인 원부자재로는 리드선.캡.세라믹재료를 들 수 있다.

세라믹재료는저항기산업이 처음 출발할 때부터 함께 시작됐다. 현재 남동공단에서 시멘트저항 케이스를 제조하는 삼성요업(대표 심상욱)이국내에서 처음으로 저항기관련 세라믹재료를 생산했던 업체다.

심상욱씨는 64~65년경 당시 금성사중앙연구소에서 맨먼저 저항기개발을 추진 했던 나정환씨의 요청에 따라 백자기관의 개발에 착수한다.

집에서 시작한 백자기관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자 심상욱씨는 당시 부산역앞에서 위생도기류를 생산하던 "동래도기"의 회사이름을 빌려 금성사에 백자 기관을 납품하게 되며 67년 성요사가 설립되자 본격적인 협력업체로 활동한 다. 이후 김용철씨(현라라전자 대표)의 요청으로 P타입 저항기용 세라믹로드 도 제작한다.

60년대후반에는 금성사로부터 저항기용 세라믹로드 관련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부가가치가 떨어지는데다 자금력도 부족해 요청을 거절하고 업종전환을 추진한다.

삼성요업 심사장은 한국호쿠리쿠와 성요사.성미전자가 본격적인 저항기생산 에 나서는 시점에서는 저항기용 세라믹사업에서 손을 떼게 되며 이로인해 세 라믹로드의 역사는 잠시 단절된다.

그러나 세라믹사업은 이후 KAIST의 장성도박사가 (주)고려원양의 이학수사장 의 도움으로 사업화에 재착수하면서 명맥을 잇게 된다.

리드선은 일찍부터 국내생산이 이뤄져 저항기 및 콘덴서산업의 자립화를 가속화시킨 공로가 있다.

국내에서 리드선을 가장 먼저 생산한 업체는 현재 대아리드선대표이사인 황 성박씨가 69년 5월18일 설립한 IE단자(이후 대아리드선에 합병)다.

황성박사장은 IE단자를 설립하기 전에는 대성전선 관리실장으로 근무했으며 우연히 미도파백화점 뒷골목의 서점거리에서 "전자재료"란 책을 읽다 리드와 이어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황사장은 이후 대성전선에서 퇴직하고 서울 성동구 송정동 주택가지하실에 사업장을 차리고 리드와이어의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재 대아리드선의 창립일인 5월18일은 황사장이 제품을 판매해 처음으로 수금한 날짜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하실에 간단한 생산설비를 구축한 황성박사장은 한달에 50kg(현재는 6백여 톤 생산)에 달하는 디핑타입제품을 제작해 성요사와 정릉에서 L타입의 자기 관식 저항기를 생산하던 동성전자 그리고 삼화콘덴서 등에 납품을 하며 사업 기반을 다진다.

가능성을 확인한 황사장은 IE단자와는 별도 법인인 대아리드선(주)을 74년 6월15일 설립한다.

IE단자와 대아리드선은 이후 78년 합병하게되는데 이들 두기업이 본격적인성장을 거듭하게 된 기반은 70년대초반 저항기산업과 콘덴서산업의 활성화였다. 그러나 품질문제가 걸리고 일부국내업체들이 기술제휴 또는 합작선인 일본에 계속적으로 리드와이어를 의존하자 황사장은 76년 국내시장석권을 위해 기술 제휴를 모색하게 된다.

일본으로 건너간 황사장은 스미토모전공측과 접촉하고 디핑타입과 일렉트로 닉 플레이팅(전기도금)타입에 관해 로열티3%의 조건으로 기술제휴를 체결한 다. 기술제휴조건은 당시만 해도 좋은 조건이었고 이 기술제휴는 이후 대아리드 선이 부동의 업체로 성장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기술제휴체결 이후 대아리드선은 89년까지 매년 1백%의 높은 성장을 통해 국내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게 된다.

저항기의 또 다른 핵심부품인 캡(Cap)은 삼부사란 기업에 의해 주도된다.

삼부사는대아리드선 황성박사장과 대성전선에서 같이 근무했던 김정섭씨(지 난해 작고)가 74년경 성남에 설립、 저항기산업과 함께 고도성장을 거듭했다. 70년대중반을 거쳐 저항기가 대량생산체제로 전환되던 80년대초반 저항기산 업의 볼륨이 커지자 생상량확대에 골머리를 앓던 김정섭씨는 동업을 추진했는데 이것이 화근이 되어 80년대초 도산한다.

저항기캡전문업체인 삼부사의 명맥은 이후 85년 부산 동래구에 설립된 송호 정밀이 잇게되는데 현재는 동사가 국내수요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조시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