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컴퓨터와 그 관련업체들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맨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17회째에 접어든 컴덱스 쇼는 컴퓨터산업 관련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 회로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전시전문업체인 인터페이스사가 주최하는 컴덱스 쇼는 봄.가을로 나눠1 년에 두번 열리고 춘계전시회는 주로 애틀랜타에서,추계전시회는 라스베이거 스에서 개최된다.
세계 컴퓨터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컴퓨터 관련 신기술 및 신제품을 전세계 딜러들에게 소개할 목적으로 출발한 컴덱스 쇼는 해를 거듭할수록 출품업체 및 관람객의 관심도가 높아져 지금은 전세계 유력 컴퓨터 관련업체들 이 거의 모두 참여, 신기술.신제품을 전시하는 세계 컴퓨터업계 올림픽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컴덱스 쇼에 출품되는 품목은 중대형 컴퓨터, PC 및 주변기기, 0A기기, 자기미디어 소프트웨어패키지, 컴퓨터그래픽스, 멀티미디어기기 및 솔루션, CAD /CAM 및 데이터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기기 등 거의 모든 정보통신기기들이다.
특히이 쇼는 제품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관한 신기술이나 판매확대전략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하드웨어 중심의 제품이 출품되고 출품업체수도 미국의 컴퓨터 관련 3백~4백개 기업에 지나지 않았으나 81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관 하는 "윈도즈월드 전시회"가 동시에 개최돼 명실상부한 세계 컴퓨터 산업 신 기술 경연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다 매년 열리는 춘.추계 쇼에서 인기를 끈 제품은 그해 전세계 컴퓨터 산업을 리드했고 새로운 산업표준으로 자리잡곤 했다. 이에 따라 세계 유수 컴퓨터 관련업체들은 컴덱스 쇼를 겨냥, 신제품및 신기술을 소개, 컴퓨터산업을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컴덱스 쇼를 계기로 세계 컴퓨터 산업의 맹주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아래 출품 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타 제품"은 거의 예외없이 세계 컴퓨터 산업의 물줄기를 바꿔놓는 전기를 마련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컴덱스에 관한 세계 컴퓨터업계의 관심이 제고되면서 동 전시회 규모와 관람 객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 87년 추계 컴덱스 쇼에는 10만명의 관람객 이 입장했으며 출품을 자제해온 로터스 디벨로프먼트.애플 컴퓨터 등도 출품 해 이채를 띠었다. 특히 주최측인 인터페이스 그룹은 전시회기간동안 1백여 차례의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수십 차례의 세미나를 개최, 컴덱스 쇼가 제품 전시회보다는 신기술 공개의 장으로 더욱 진가를 발휘하게 됐다.
88년 애틀랜타 춘계쇼에는 현대전자가 전화 자동응답장치를 전시, 국내업체 들도 전시회를 참관하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출품을 통한 능동적인 자세 로 돌아섰다. 특히 외국 1백40개업체를 비롯, 8백50개업체가 출품하고 5만여 명이 참관했던 춘계 쇼에는 9천6백bps급 팩스모뎀이 선보여 참관인의 눈길을 끌었고 미국 탠디와 델 컴퓨터사의 "PS/2 클론"도 주목을 받았다. 88년 라스 베이거스 추계쇼에는 다양한 마이크로채널 아키텍처(MCA) 제품이 선보였다.
특히 80386 PS/2인 "모델 80" 호환기종이 대거 선보였다. 이어 89년 추계쇼 에서는 AT&T의 유닉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편91년 전자신문사는 인터페이스사와 총대리점 계약을 체결, 한국내 참관 업체를 선발, 추천할 수 있게 돼 컴덱스 쇼와의 인연을 깊게 했다.
91년 추계 컴덱스 쇼에서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해 향후 컴퓨터산업은 멀티미디어기기가 주류를 이룰 것임을 예고했다.
92년추계쇼에 무역진흥공사는 한국관을 개설, 출품에 애로를 겪고 있던 한국중소업체를 지원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93년 컴덱스 추계전에는 25개국 2천2백개 업체가 출품했는데, 오디오.비디오 등 가전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멀티미디어 기기의 출품이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됐고 국내에서도 무려 40개업체가 출품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이 전시회에는 윈도즈NT를 포함 32비트 운용체계 및 응용제품이 대거 출품됐고 인텔의 펜티엄에 대응한 사이릭스사의 64비트 CPU인 M1이 선보였다. CD롬 타이틀 및 CD롬 드라이브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해 추계쇼에는 PCMCIA 규격에 맞는 제품도 대거 출시되어 휴대용 컴퓨터기 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인텔의 펜티엄과 IBM의 파워PC간의 마이 크로프로세서 전쟁이 본격화되어 컴덱스 쇼가 컴퓨터산업을 둘러싼 패권전장 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32비트 운용체계인 "윈도즈95" 시제품(당시 프로젝트명 시카고)이 처음으로공개돼 관심을 끈 94년 컴덱스 춘계쇼에서 인터페이스그룹은 95년10월 싱가포르에서 컴덱스 아시아전을 개최한다고 발표해 탈미국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또 정보고속도로 및 응용소프트웨어의 통합 움직임이 주요 관심사로 대두된 것도 이 대회의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이 기간중 10만명의 관람객은 개인당 1천달러씩을 지출, 이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