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떠오르는 매체 CD롬 타이틀 (4)

멀티미디어 바람을 타고 CD-롬타이틀이 각광을 받으면서 이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컴퓨터연구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타이틀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업체수만 해도 무려 45개에 이르고 있다. 기존의 정보통신업체에서부터 출판 또는 음반업체 그리고 순수 멀티미디어전 문업체에 이르기까지 많은 업종의 기업들이 CD롬타이틀분야에 손을 뻗치고있다. 예전에 과연 어떤 산업이 CD롬타이틀만큼 각광을 받은 분야가 있을까싶을 정도로 너도 나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타이틀개발에 나서는 업체들이 많다 보니 국내에서 개발된 타이틀 수도 급증하고 있다.

<표참조>한국전자출판협회의 94년 12월말 자료에 따르면 불과 2년전인 92년 만해도 국내에서 개발된 CD롬타이틀은 4종에 불과했으나 93년에 들어선 33종 이 개발.출시됐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1백21종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미국 CD롬타이틀 출시편수가 2천57종인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이지만 국내에서 개발되는 타이틀수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다른데 있다. 양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면에서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관련업계의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개발된 타이틀중 보관하고 싶은 타이틀이 드물다"면서 "국내 타이틀의 대부분이 정보가치보다는 한번 보고 끝나는 1회성에 불과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개발업체들이 나름대로 독특한 기획을 세워 제품을 개발 하기보다는 한 업체가 타이틀을 개발、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되면 그뒤를 좇아서 유사한 제품을 곧바로 내놓는 실정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할수 있다.

지난해까지 개발된 제품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이같은 지적이 단순히 국내개발제품을 폄하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CD롬타이틀은 모두 1백60종. 이 가운데 유아학습등 교육물이 63종으로 전체 39%를 차지하고 있고 관광안내등 실용물이 47 종으로 전체의 29%를、 오락게임등 예술오락물이 32종으로 21%, 역사 문학 등 일반물은 18종으로 전체의 11%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내용물이 얼마나 편중되어 있는 가를 알 수있다. 교육물 63종 중에서도 어학및 유아교육용 타이틀이 54종으로 대부분을차지하고 있으며 예술오락물에서도 오락게임이 19종으로 과반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컴퓨터소프트웨어를 CD롬타이틀로 내놓은 제품이 무려 16종에 달해 전체 출시제품의 10%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다 잡지등의 출판물에 사은품으로 끼워주고 있는 CD롬타이틀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양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면에서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있는 것이 국내 CD롬타이틀업계의 현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자본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빠르면 3~4개월、 늦어도 6개월안에 제품을 만들어야 회사를 운영할 수 있기때문에 질적인 면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장밋빛시장만을 기대하고 무작정 CD롬타이틀의 개발에 나서기보다는 이 시장 이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면에 크게 신경써야할 시점이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