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비상 유통업계 인력난 (2);가전대리점

LG전자 H대리점은 요즘 배달과 AS인력이 부족해 고민이다. AS를 전담할 인력 이 없는데다 배달업이 3D업종으로 전락하면서 이를 전담할 사람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배달인력의 경우 어렵게 구해 놓아도 며칠 못견디고 떠나버려 적정 인력관리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이 대리점의 매출은 월 1억5천만원 정도. 이 정도 매출규모면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까지 배달을 해야하고 AS요청도 신속히 대응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배달인력 3~4명、 AS기사 2명정도는 필요하다. 또 영업부장과 매장영업 사원 이 최소한 1명정도 확보돼야돼 경리를 포함할 경우 아무리 작아도 8~9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대리점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인력은 영업과 배달을 겸하고 있는인력 3명과 경리및 AS기사 각 1명등 모두 6명이다. 점주를 합쳐도 7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제는 매출이 늘어도 고민이다. 배달과 AS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오히려 대리점 이미지만 나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H대리점의이같은 고민은 가전3사 대리점의 50%이상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문제다. 자사 대리점의 평균 매출이 월1억원 정도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 정도 규모의 대리점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적정인력은 영업사원 2명、 배달사원 3명、 경리 1명등 6명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신판비중이 40%를 넘어설 경우 별도관리사원 1명、 AS기사 2명등이 추가돼 총9명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필요인력을 갖추고 있는 대리점은 전대리점의 50%미만으로 보고 있다. 영업사원과 경리사원등은 모집하는데 그리 어려움이 없지만 배달사원과A S요원만은 구하기 어렵고 또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2천명정도의 서비스요원을 자체교육이나 직업훈련교육을 통해 배출、 자사 대리점과 AS센터에 취업시키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대리점 이 1천5백50여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작은 인원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리점 인력 부족현상은 줄어들지않고 있다. 이는 배출된 인력들의 1년후 해당대리점 정착률이 지난해까지 50%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들어 정착률이 60%정도로 높아지고 있고 특히 AS기사들의 경우본사지원이 강화되면서 정착률이 80%정도까지 올라가고 있어 인력부족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이현재 추산하고 있는 자사 대리점의 부족인력은 배달부문 5백~6백명、 AS부문 2백명 정도다.

LG전자도 유통인력 부족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가 보는 대리점의 적정인력은 매장이 30평규모인 대리점을 기준으로 배달및 영업인력 5명、 AS인력 2명、 경리 1명등 8~9명선. 그러나 삼성과 마찬가지로 1천5백50개에 달하는 자사 대리점 가운데 5백여개점이 배달이나 AS부문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LG는 매년 훈련센터에서 AS기사 3백여명을 배출、 대리점에 취업시키고 있으나 역시 정착률이 저조하다. 대리점에 근무하다보면 배달인력이 부족、 AS외 에도 배달에 나서야하는등 본업외의 일을 하기가 다반사여서 가진 기술을 이용 독립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그래도 자금력이 어느정도 뒷받침돼 있어 본사 영업직원등 유통관련 인력의 부족현상을 겪고 있지 않지만 대우전자는 최근들 어 대리점 유통인력 부족에다 자체 영업인력의 유출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 리고 있다. 가스기기 전문점이었던 D사에서 종합가전 진출을 추진하면서 이 회사의 영업 인력을 빼내갔기 때문이다.

현재 가전3사의 대리점 유통인력은 배달등 일반 서비스 인력이 1천5백여명 부족하고 AS기사는 5백~6백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가전3사가 인력관리에 관심을 갖고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등 적정인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선대리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인력부족 현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유통시장 개방에 대응 가전3사가 각기 올해 1백개 정도씩 대리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인력 수요가 공급을 계속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또 최근들어 외국 가전업체가 국내에 AS망 구축에 나서는등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어 스카우트등에 의해 기존 국내 업체 인력운용체계를 흔들어 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주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