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의 컨버전스 마그넷으로 불리는 CPM시장참여움직임은 최근 대기업들 의 무차별적인 중소기업형 사업진출과 관련된 대표적인 프로토타입(전형)이 란 점에서 주목된다.
중소기업고유업종전면해제 등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장벽들이 하나 둘씩 걷히면서 대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요즘 뚜렷한 조류다.
이에따라중소 전자재료 및 부품전문업체들은 대기업들의 약간의 움직임에도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CPM파문"도 이 범주에 속한다. 실제로 아직 쌍용양회가 CPM양산을 위해 구체적인 일정을 잡은 것은 아닌듯 싶다. 또 이점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자화전자.남양산업.진흥전자 등 기존 CPM업체들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쌍용측 관계자는 "2년전부터 사업성을 검토해왔고 장기적으로 종합마그넷업체로의 위상정립을 위해 CPM사업을 추진할 방침일 뿐 현재로는채산성이 좋지 않아 답보상태"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를 종합할 때 이번 중소CPM3사의 강력한 반발은 장차 쌍용의 CPM시장진출 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돼 일이 벌어지기 전에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최근 쌍용의 움직임은 업계의 우려를 자아낼 만큼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관련업계에선 쌍용이 이미 CPM 샘플금형발주를 마쳤고 양산을 위한 주요설비견적서까지 보냈다는 소문들이 무성하다. 쌍용이 올초 대외적으로 천명한 스피커용.DC모터용 등 페라이트자석과 기능 성 세라믹소재 등 신소재부문을 대폭 강화한다는 경영방침도 쌍용측의 CPM사 업참여설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쌍용의 CPM시장참여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로 우선 CPM이 대기업이 할만한 품목이 절대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브라운관용 주요부품중 하나인 전자총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CPM은 대표적인 소량다품종품목으로 중소기업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일본도 토타스.관동 전자.가네카화학 등 중소업체들이 CPM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 CPM업계의 상황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연평균 시장성장률도 크게 둔화돼 5% 안팎에 머무르고 있으며 공장가동률은 70%를 밑돌고 있다.
한때개당 5백원에 육박했던 공급가격도 전반적인 부품가격 하락세를 타고계속 내려 현재 최저 1백98원까지 떨어졌다.
93년부터 중소기업구조개선자금 등 각종 정부자금을 빌려 지난해말에야 자동 화설비를 갖춘 것도 업계의 고민거리. 다소 차이는 있으나 CPM 3사의 최근 자동화설비투자액은 10억~30억원에 달해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쌍용의 CPM사업추진에 대해 중소업체들이 사활을 건 반발을 즉각적으로 하고있는 이유도 이같은 전반적인 시장환경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쌍용이 대기업의 생리대로 단시일내에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무차별 적인 시장공략과 저가공세를 취한다면 수십년간 쌓아온 공든 탑이하루아침에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결국 쌍용이 힘의 논리를 앞세워 중소업체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CPM시장에 참여한다면 기존 중소업체들은 도산 내지는 업종전환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CPM파문은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중소기업형 사업추진과 관련、 대기업과 기존 중소업체와의 피할 수 없는 마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란 점에서 결과에 따라 상당한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