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최대행사로 신제품 경연장 역할을 해온 95국제전자부품 및 생산장비전(KEPES 95)"이 5일간의 전시일정을 마치고 25일 폐막됐다. 한국종합전시장(KOEX) 태평양관에서 4백여종의 신제품을 한데 모아 소개한 이번 전시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1만여명이나 더 많은 3만여명의 참관객만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집계돼 국제적인 행사로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담건수만도 4천여건에 달해 당초 주최측인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 예상한 상담수주목표액 1억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국내 업계실무자들은 물론 해외바이어들의 발길이 크게늘어 그 어느때보다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개막 첫날 80여명을 시작으로 5일간 총 7백여명의 해외바이어들 이 다녀가 상담건수만도 지난해보다 15%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미국.일본.독일.대만.홍콩.싱가포르 등 기존거래선들 외에 멕시코.캐나 다.인도.핀란드 등 여러 지역의 바이어들이 대거 참관해 KEPES가 이제 세계 적인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전시회의 최대성과로 "질적 성장"을 한결같이 꼽고 있다. 삼성.LG대형관은 물론 중견부품업체들이 세계수준과 맞먹는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여 참관객들에게 그만큼 볼거리를 많이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실물보다 2만배 이상 확대해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 하이비전시스 템을 선보인 신우하이테크 부스에는 업계실무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발길이 연일 끊이지 않았으며 서일전자의 터미널블록단자대에도 해외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모터 및 트랜스포머용 코어와 각종 팬(fan)을 선보인 한국성산과 페이저용 코어드 모터를 비롯한 DC정밀모터를 내놓은 삼홍사도 이번 전시회 내내 인기 를 끌었다.
또칩인덕터 및 EMI필터류에서 일본기술을 앞지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쎄 라텍도 일본을 포함한 해외엔지니어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유일전자의 LCD용 히트실 커넥터도 일본.대만 등의 바이어들이 눈여겨 본 제품이다.
이같은 중견업체출품작의 질적 성장과 함께 이번 전시회를 빛낸 요인으로 대 형관들의 전시수준향상을 뻬 놓을 수 없다.
종전과는달리 이들 대형관은 단일부품전시위주가 아니라 세트의 조립순서별 로 일목요연하게 전시해 부품의 기능과 중요성을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인식 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KEPES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학생 관람객이 증가했다는 점. A、 H、 S공고등 전통있는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수백명 단위로 거의 매일 전시 장을 찾아 반도체.LCD 등 핵심전자부품들을 꼼꼼히 살피고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은 전자산업의 밝은 미래를 엿보게 해준 또 하나의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삼화콘덴서.대성전기.태일정밀.한국마벨 등 중견부품전문업체들의 불참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KEPES가 양적 질적인 면에서 공히 국제행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내부품산업의 탄탄한 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중견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는 지적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부품산업기반육성차원에서 관계당국의 실질 적인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