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부가 최근 외국인의 저작물도 내국인과 동등하게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발표한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보다 치밀한 준비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부와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지난 26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공동개최한 "저작권법 개정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각계 대표들은 대부분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에 따른 저작권법 개정의 불가피성을 인정 하면서도 법개정으로 인한 국내 관련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이번 개정안이 외국의 저작물 보호를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둔 반면 국내 저작권자에 대한 보호내용이 없어 형평성을 잃은 개정안이 될소지가 많다고 지적、 이의 개선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은 WTO체제의 출범으로 선진국의 강요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회.문화적 상황이 반영되지 못하고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저작권법 제3조1항의 단서조항 삭제"로, 개정안대로 저작권법이 시행될 경우 외국저작물에 대한 소급보호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국내 관련업계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방송협회대표로 참석한 문화방송의 안현덕씨는 "외국인의 저작물에 대한 소급보호를 골자로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프로그램 제작비용이 급격히증가 프로그램 제작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청광 부회장은 "저작권법 제3조1항 단서조항이 삭제될 경우 저작권자 생존기간의 보호를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1백20년가까이 저작 권을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국익차원에서 무차별 소급보호가 아닌 이미 공유된 저작물에 대해서는 소급보호를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이 지난 88년 베른협약에 가입하면서 시행령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소개했다.
박인환 변호사는 "베른 협약에 가입하는 일은 WTO체제와 상관없이 당위적인문제 라고 밝히고 "소급보호원칙과 공유상태의 저작물의 자유로운 이용원칙 은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닌 만큼 소급보호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박관희 종합유선방송협회 조사부장은 "이번 개정안은 기술발달에 따른 새로운 매체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고 정상조 서울대교수는 "저작권의 보호와 함께 활발한 창작활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저작물 집중관리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3백50여명에 이르는 많은 사람들이참석、 발표자들의 의견을 경청해 저작권법 개정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김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