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떠오르는 매체 CD롬 타이틀 (6.끝)

CD-롬타이틀산업에 대한 육성책.

"CD롬타이틀을 기획하려고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도 쓸만한 내용이 떠오르지않아 새로운 타이틀개발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I사의 H사장. 또 "삼성전자등 대기업이 앞다퉈 CD롬타이틀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들이 거대 자본을 내세워 외국유명제품을 수입하는데 급급해 실제로 국내타이틀산업의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고 있다"고 말하는 K사의 P사장.

H사장과 P사장의 이같은 지적은 국내 CD롬타이틀산업의 실상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국내 CD롬타이틀산업은 출발부터 잘못됐다. 충분한 사전준비없이 화려한 장밋빛 꿈을 좇아 너도나도 CD롬타이틀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싹도 트기전에 한계에 부딪혀 외국업체들의 주머니만을 채워주고 있다.

CD롬타이틀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들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이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의 지원 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와관련、 현재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한 중소업체사장의 말은 상당히 함축적이다. 그는 "대기업들이 개발비를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한 타이틀당 지원금액이 5천만~1억원에 불과하다. 이같은 개발비로는 현재한 타이틀당 최소한 5억원이상이 투자되는 외국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수작을 기대하기는 애당초 무리다"고 잘라말한다.

"대기업들이 개발비를 지원하려면 처음 기획단계에서부터 자금을 지원해 중소기업들이 보다 나은 기획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I사의 H사장 은 지적한다.

이와함께 CD롬타이틀분야에 뛰어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 모두 좁은 내수시장을 바라보기 보다는 수출분야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우 현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만들어봐야 성공 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나 "우리 나름대로의 제품개발능력을 갖추어 타이틀을 개발하면 수출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S사의 P이사는 들려준다.

아울러 CD롬타이틀 관련인력의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의 개편과 함께 기존인력의 재교육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의 설립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의 발전추세에 따라 적정인력이 양성될 수 있도록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 이 하루속히 확정되어야 한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 외에도 반드시 해결되어야하는 것은 CD롬타이틀의 유통질서이다.개발업체는 물론 수입업체의 관계자들까지도 "무질서한 유통질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이 산업이 제대로 육성될 수 없다"면서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주범으로 꼽히는 번들제품에 대한 유통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드웨어에 끼워서 공급되는 번들제품이 버젓이 유통되다보니 가격질서가 왜곡될 뿐 아니라 정품의 판로마저 가로막고 있다"면서 "번들제품의 유통을 차단하지 않고 CD롬타이틀산업의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열"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밖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법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CD롬타이틀 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가 하루빨리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도적 인 정비가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되어야만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CD롬타이 틀에 부과되는 부가세와 불합리한 내용심의문제등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대책이 세워지더라도 개발업체스스로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CD롬타이틀업체들은 내실 을 다지지 못한 채 화려한 장미만을 좇아 앞만 보고 달리고 있어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상황이다"면서 "오히려 내실없는 업체가 도태되는 구조조정을 거치는 것이 국내 CD롬타이틀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는 극단적인 말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타이틀을 모두 개발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먼저 한 분야에서전문성을 살려 놓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하고 있다.

CD롬타이틀산업은 분명히 성장의 길을 밟을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제국내업체들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나 기업들 모두 제반여건을 갖추는 데 온힘을 아끼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