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TV업계, 브라운관 생산중단으로 타격 우려

국내 브라운관 생산업체들이 올 연말까지 소형 흑백TV용 브라운관 생산을 전면 중단할 예정으로 있어 소형 흑백TV 제조업체들의 큰 타격이 우려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 등 브라운관업체들이 늦어도연말까지는 흑백제품을 전면 단종할 것으로 알려져 흥양 삼원전자 우주통신다인전자 등 소형TV 생산업체들은 내년부터 국산 흑백브라운관을 공급받을 수없게 됐다.<본지 5월1일자 13면 참조> 특히 국내 흑백브라운관 시장을 거의 독점해온 삼성전관은 5.5인치 제품의 공급가격을 10.8달러에서 12.5달러로, 10인치 제품의 가격은 13.5달러에서 15.5달러로 인상하는 등 공급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어 소형TV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TV폰 및 소형TV 등을 제조、 월 3천대 가량에 불과한 틈새 시장에 진출하거나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수출해온 중소업체들은 내년부터 이 사업을 아예 포기하거나 중국산 인도산 등 저급제품을 수입해야 할 상황이다.

흑백TV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이윤율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다 브라운관 단종으로 생산까지 차질을 빚는다면 도산사태가 우려된다"며 "소형TV 수출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브라운관 생산을 계속해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의 생존권이 걸린 사안을 통보식으로 간단하게 결정하고 있는 것은 중소업체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기업의 횡포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