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가 전자의료기기 기술개발을 촉진시키고 인프라를 구축키로 함으로써 그동안 정부의 산업육성 사각지대로 인식돼온 국내의료기기 산업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 정부의 이같은 계획은 전자의료기기가 주요 전략 산업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가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전자의료기기 산업을 수입대체및 수출전략 품목으로 육성키로한 것은 의료기기산업만이 안고 있는 몇가지 특성 과 가능성면에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료기기 산업은 우선 전자공학、전산공학、기계공학、물리학、화학등 공학기술과 의학、생리학등 한 국가의 기술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술 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특히 복합적인 첨단 전자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전자산업 기반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로인해 미국.일본.EU등의 선진국들은 보건의료과학기술을 정보통신.메커트로닉스.신소재등과 함께 21세기 4대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있고 실제로 이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또 선진국일수록 의료.환경.복지 에 대한 욕구가 높아 복지사회로의 이행과 함께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산업분야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특수한 용도로 인해 초기단계 에서 시장침투가 어렵지만 신뢰성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요를 보장받을 수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 1백만달러를 기점으로 의료기기의 수요가 폭발적 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자의료기기 산업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첨단기술 및 고부가가치 산업을 선진외국에 빼앗기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한 실정이다.
지난 93년을 기준으로 볼때 전자의료기기 수입은 1억9천2백만달러였는데 비해 수출은 4천5백만달러에 불과、 수입이 수출의 4배이상에 달하는 역조현상 을 보이고 있다. 의료기기에 대한 판매액 대비 연구개발비중도 미국업체들이 평균 6.7%이고 일본과 EU업체들이 5.0%등인데 비해 국내업체들은 2.0%에 그치고 있다.
국내수요 측면에서도 대다수 대학부속병원의 국산의료기기 사용률은 10%안 팎에 그치고 있으며 50개 전자의료기기 업체중 90%이상이 중소기업이어서 막대한 개발비가 요구되는 고가의 첨단기기 개발이 취약한 실정이다. 의학공학의 밑거름이되는 대학원과 학부는 전국에 각각 4개교에 불과해 산.학.연 협동연구 체제도 매우 미흡하다.
여기에 해외시장 정보획득 및 판단능력이 취약해 마케팅 분야에서도 선진국 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출중인 국산의료기기는 선진국에 비해 가격이 70%수준이고 품질은 80%수준인등 앞으로의 경쟁가능성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일례로 메디슨이 수출하고 있는 초음파 영상진단기의 경우 도시 바.GE 등 선진국의 주요 경쟁업체보다 가격은 12%정도 낮고 품질은 80%수 준이며 중외메디칼의 인큐베이터는 아톰.에어실드등에 비해 가격이 13%싸면 서도 품질수준은 90%수준에 이르고 있다. 초음파진단기、 X선 촬영장치、 전자혈압계、 심전도모니터、 치과용 기자재등 10여개 품목은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시장경쟁에선 강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체계적인 산업기반을 구축한다면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있다는게 통산부의 판단이다. 즉 이제부 터라도 지원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전자의료기기 공급기지로 육성해 나간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수입대체 및 수출산업화를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대응전략 및지원도 필요하지만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요건、 임상시험 절차 등 전자의료 기기 업체들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현행 행정규제적 요소도 조속히 완화돼 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