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시밀리시장 판도재편, 홈팩스와 PPF주력

국내 팩시밀리시장이 판도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팩시밀리시장은 지난해 이후 고가 일반용지팩스(PPF)와 홈팩스로 양극 화현상을 보여왔으나 올해들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들 신제품 출시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중고가 감열팩스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 전체적인 업계판도가 홈팩스와 PPF 주력여부에 따라 갈리고 있다.

이는지난해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홈팩스경쟁으로 홈팩스시장 규모가 단숨에 월1만5천~2만대 수준으로 급성장、 일단 이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가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시장점유율 순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 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20만~30만원대 홈팩스시장이 짧은 기간 비약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중저가 감열팩스시장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 신도리코.대우통신 등 이 시장에 강세를 보여온 기존 2、 3위권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점유율 경쟁 에서 계속 밀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홈팩스가 기존 팩스시장 불모지인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신규수요를 창출한다는 원래 명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자영업자、 오퍼상、 개인사무실 등 가격에 민감한 업무용 팩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수요가 형성되고 있기때문이다. 이에따라 신도리코、 대우통신 등 주요 팩스업체들은 최근 30만~40만원대 저 가 팩스 라인업을 강화、 삼성.LG의 초저가 홈팩스 공세에 맞서고 있으나 유통조직등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어 쉽게 대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다. 특히 화승、 일진、 한화정보통신 등 뒤늦게 중저가 감열팩스시장에 진출한 후발업체들은 유통조직、 지명도、 자금력 등에서 취약해 삼성、 LG 등 대기 업의 홈팩스시장 무차별 공세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단순 원고송수신 기능만을 갖고 있던 초저가 홈팩스가 최근에는 액정표시 장치(LCD)、 5매 ADF(자동급지기능) 등 일부 편의기능을 수용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어 기능면에서 중저가 감열팩스에 접근함에 따라 중저가 감열팩스 주력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홈팩스가 전체적인 팩스시장 판도를 밑바닥에서 부터 흔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는 PPF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걸고 1백20만원대 보급형 기종을 발표、 중고가 팩스시장에 또한차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의 1백20만원대 보급형 PPF발표는 홈팩스를 중심으로 주로 저가감열기종 에서 일어나던 가격경쟁의 불길을 최고가 기종으로 옮겨 갔다는 점에서 LG전 자、 대우통신、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등 주요팩스업체들의 타격이 불가 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PPF 발표는 LG전자、 대우통신 등 1백70만~1백80만원대 PPF 출시를 서두르고 있던 대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삼성과의 현격한 가격차이로 출시일정、 시판가격 등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가격도 문제지만 삼성의 보급형 PPF 출시에 따라 제품 마케팅 전략의 수정작업으로 상당기간 제품출시연기가 불가피해 그 기간만큼 삼성에 PPF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준다는 점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또 삼성의 보급형 PPF 출시로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등 OA전문업체들은 1백만원대 이상 중고가 감열팩스 가격을 인하하는 쪽으로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들 업체들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위기종인 PPF의 가격이 1백20만원대로 내려왔는데 감열팩스 가격이 1백20만원 이상을 형성한다면 시장경쟁에서 도저히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이 이처럼 PPF시장에서 저가공세를 취하는 것은 미국.일본등 선진 국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시장 판도가 PPF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확신을 갖고 선발업체라는 입지를 최대한 활용、 경쟁업체들의 이 시장 진출 을 최대한 지연시켜 초기에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따라 신도리코、 화승전자 등 일부업체들을 중심으로 잉크제트 엔진을 해외에서 수입、 1백만원대 이하 초저가 PPF로 시장 판도를 일거에 역전시키려 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홈팩스시장은 이윤폭이 낮은데다 어차피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가 전유통망에서 앞선 삼성、 LG 등 대기업에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차세대 유망 상품인 PPF마저 양보한다면 팩스사업 자체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수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홈팩스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팩스시장의 가격경쟁이 급속하게 PPF 로 옮겨감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 중 경쟁력이 취약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팩스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나타나는 가운데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자신을갖고 있는 일부 업체들은 저가 PPF를 대거 출시、 팩스시장 생존을 위한 마지막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함종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