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산업조정과 기술이전" 세미나 주제발표 요약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 소장 김영우)는 3일 엔고현상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일본 산업구조 조정에 대한 특성과 방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 을 마련키 위해 "엔고에 따른 한.일 산업조정과 기술이전"이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서정해 교수(일본 일교대)는 지금까지 일본경제를 지탱해오던 자급자족적인 산업구조, 하청/계열구조,복잡하고 폐쇄적인 유통구조, 종신고용 등 일본 특유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대기업에 부품이나 자본설비를 공급하던 하청기업들도 한국 등 동남 아국가에서의 해외생산에 본격 착수, 동아시아에 새로운 국제분업체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4편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일본 산업구조 조정과 대한국 기술이전<김영호 경북대 교수> 일본경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량생산을 대량소비로 흡수할 수 없는제도적인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 항상 그 갭을 외국에 전가시켜 무역흑자로 환원 시킨다. 이같은 무역흑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변동환율제 아래에서는 엔 고가커지게 마련이다.

엔고의 확대는 경쟁력 없는 산업을 보호 육성하기 때문에 그 부분의 수입이 제한되고 경쟁력 있는 산업의 수출은 늘어나 생산의 위기를 초래하며 또 엔 고가 심화될수록 내외가격차가 증대돼 소비의 위기를 갖고 온다.

이러한 생산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해외이전이나 기술이전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며 소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제품의 수입개방 및 역수입의 증가에 의한 가격파괴가 불가피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해외제품의 수입개방과 역수입의 증가는 기술이전의 필요성을 일본경 제구조 속에 강화시키는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한국의 경우 반도체 조선, 석유, 화학제품, 자동차, 철강 등의 설비투자형 산업의 투자효율 이 일본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동산업의 한국에의 이전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산업구조 조정과 기술이전<조두섭 나고야대학 교수> 일본기업은 70년대 이후 몇번에 걸친 위기를 경험했으나 하청시스템의 합리 화와 현장개선이라는 기존의 구심력구조 아래에서 문제를 해결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져 엔고기조의 정착과 경쟁력의 균등화라는 "원 심력"의 작용이 너무 강력해 기술과 생산의 국제적인 구조조정없이는 일본경 제의장래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동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을 정점으로 하는 "개방형.상호의존형"의 경제시스템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관심은 일본으로부터 이탈하는 기술 및 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다.

일본기업의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여러 선택지역중의 하나이기 대문에 매력 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한 우위에 선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엔고를 한국의 경제에 활용키 위해서는 일본기업의 신규유치 노력과 함께 기존 진출기업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양호한 경영성과를 올리는 합작기업은 자회사의 기술능력 향상과 환경변화에 대응해서 계속적인 기술이전을 행할 뿐 아니라 구조조정의 전략적 파트너로 서 한국이 유망하다는 점을 일본에 알리는 데 가장 좋은 사례가 될 것이기때문이다. 일본 기업구조 조정과 기술이전<서정해 일교대 교수> 최근의 엔고현상은 일본이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구사해 왔던 기존의 틀을유지 강화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일본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상태에서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기초연구부문에서는 무임승차를 하고 대개도국의 기술이전에서는 비난이 비등 하고 있어 일본은 설비투자형 기술축적이나 상호연결형 기술축적에서 창조발 상형 기술축적 구조로 이행해야 한다는 자기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정부가 과거와는 달리 사업혁신 원활화법, 창조적 사업활동에 대한 임시조치법 제정 등으로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것은 동아시아에 있어서 새로운 국제분업체계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도 이같은 일본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 방향으로의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엔고의 진전과 동아시아의 산업구조변화 및 기술이전<김영호 경북대 교수> 엔고의 진전에 대비하는 일본의 산업구조조정이 과거와는 다른 속도로 진행 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구조조정의 직간접효과가 일본 국내에서만 머무르고있는 게 아니라 주변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고의진전으로 일본기업들은 단순히 양산을 위해 조립부문의 해외진출뿐 아니라 기간부품, 고부가가치품의 생산부문까지 해외이전을 가속화하는 것은물론 기존의 최종제품의 조립 및 역수입의 패턴으로부터 점차 부품의 현지생산과 역수입의 패턴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의 초엔고시대에 한국경제가 이에따른 효과를 최대로 거두기 위해서는일본의 산업구조 조정의 방향, 속도 등의 양태변화에 주시하며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않된다.

엔고의 진전으로 한국의 경우 화학, 석유관련 부문, 철강부문, 기계.수송기 계부문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대부분괄목할만한 비중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 타깃팅을 특정부문 에 한정시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 시행해 가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