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로 중무장했다고 해서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의 총체 적인 감성까지 만족시켜야 한다." 가전 디자인에도 "하이테크"를 뛰어넘는 "하이터치"의 물결이 일고 있다.
기술개발과관련된 노하우나 가격이 경쟁력을 좌우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제품의 디자인이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인자로 부각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른바 디자인 라운드(DR)가 바로 그것이다. 연내 유럽연합(EU)특허청 발족 、 96년 국제상표법 시행 등은 디자인 포장기술 상표도안 등이 경쟁을 위한 무기로 변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맞춰 국내 산업계도 그 어느 때보다도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일 통상산업부와 한국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의 주관으로 개최된 제30회 한국산업디자인전람회에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이라 도 하듯 환경보호 자원재활용 장애인보호 등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디자인이 많아 국내 산업디자인의 일취월장이 돋보였다.
특히 이번 디자인전에 출품한 총 6백1점의 작품중 삼성전자의 "가정용 네트 워크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대통영상을 받은 것을 비롯 수상작 26개중 9개작 품이 가전및 전자관련제품이 차지해 지난해에 이어 다시한번 전자업계의 디자인 파워가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상을 받은 전자 관련제품들은 실용성을 바탕으로 인간공학 환경보호 등 신개념을 과감히 도입해 창의성과 참신성에서 무척 돋보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샀다.
통상산업부장관상을 받은 사무실용 폐지재생기와 포장개발원장상을 받은 중 수도를 이용한 샤워실시스템은 환경보호와 에너지절약이라는 당면과제를 극복할 수 있는 그린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호평받았다. 또한 중기중앙회장상 을 수상한 개인용 멀티미디어 시스템과 대한상의회장상을 받은 수평형 오디 오는 실용성과 인간공학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무협회장상에 선정된 전자경비시스템과 정보전달을 위한 비디오시스템은 간편하면서도 인간과 기기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을 통해 잘 소화했다 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러한 디자인들은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측면도 많아 당장 실용화되기 는 어렵겠지만 창의성에 관한 한 결코 외국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잠재력을 확인시켜줬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편 통상산업부와 디자인포장개발원은 입상작 이상 1백92점에 대해 공업기반기술 개발자금및 공업발전기금을 통한 금융지원과 각종 지도사업을 통해 실용화작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