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산업의 사양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풍물산의 사업축소와 관련업계의 생산공장 해외이전 등으로 볼륨시장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LG전자부품과함께 국내 볼륨산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정풍물산은 최근계열사인 정풍판매(주)의 부도로 인한 자금압박을 만회키 위해 볼륨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니터 TV.VCR용 12파이 및 9파이 로터리볼륨을 주력 생산, 가전 3사 등에주로 납품해온 정풍은 계열사의 갑작스런 부도로 자금압박이 가중돼 그동안 정리대상 1호였던 볼륨사업을 축소키로 하고 생산량을 대거 줄였다는 것이다. 아직 관련업계에선 정풍의 볼륨사업축소가 일시적이라는 설이 다소 강하다.
당사자인정풍측도 "일시적인 생산감축일 뿐이며 현재 수습단계에 있어 머지않아 정상화될 것"이라고 애써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풍이 얼마전 전체매출의 10%에 해당하는 PCB사업을 정리했던 것을감안하면 최근의 볼륨사업축소는 중장기적으로 부실사업을 완전 정리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는 설이 더 설득력을 더해 준다.
이유가 어디에 있든 정풍의 볼륨사업 축소는 전반적인 볼륨시장의 구조재편 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풍의 사업축소에 따른 반대급부 로 경쟁사인 삼우전자는 수주량이 폭주하는 등 일거에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정풍물산과함께 국내 볼륨산업을 이끌어온 LG전자부품과 경인정밀 대한노블전자 등 선발업체들도 각기 내.외부 사정으로 신규투자를 자제하거나 볼륨 사업을 해외공장으로 대거 이전하는 등 볼륨시장재편에 일조하고 있다.
경인전자 계열 대한노블전자에서 4월1일자로 이름을 바꾼 경인정밀은 수년전 부터 지속돼온 채산성 악화,매출정체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볼륨 생산라인을 점진적으로 중국공장으로 모두 이전키로 하고 이를 적극 추진중이다.
국내 최대의 볼륨업체인 LG전자부품도 최근 로터리볼륨 부문에 대한 신규투자 억제설이 관련업계에 나돌아 특히 주목된다. LG에 관한 이같은 소문들은 일반 볼륨의 채산성이 이미 한계에 도달, 래디얼 세미볼륨, SMD세미볼륨 등 차세대 제품 중심으로 볼륨산업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결국 각종 볼륨이 택트스위치로 대체되고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시작된 볼륨산업의 사양화는 LG 정풍 노블의 기존 시장구도를 예상보다 빠르게뒤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