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가 지난 7일 봄개편후 처음으로 방송한 코미디쇼 "TV 전파왕국"(일 오후 5시55분)이 연예인의 소지품을 경매에 붙여 참석자들에게 고가로 판매, 구설수에 올랐다.
비록 경매로 번 수익금이 장애인 돕기 기금으로 쓰인다는 근사한 명분은 있지만 경매 참석자들의 과열경쟁으로 그런 명분은 퇴색하고 참석자들의 비뚤어진 허영심만 부추겼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문제가 된 코너는 이 프로그램의 제2부에 나오는 "TV경매"코너로서 전문MC 김승현과 보조진행자 홍록기, 김경식이 "모래시계"에서 이정재가 맨 넥타이 두장을 경매에 붙이면서 시작되었다.
처음 8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은 그 넥타이를 갖고자하는 경매참여자들의 과욕 과 이를 부추기는 진행자의 교묘한 작전, 그리고 경매장을 지배하는 특유의 경쟁 심리상태 등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천정부지로 올라 결국 42만원에 낙찰되었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슈퍼모델 출신의 MC 이소라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50개의 공중전화카드를 만들어 주며 점심을 겸한 데이트 를 즐길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포장, 경매에 붙인 것.
이소라의 이미지를 상품화시킨 이같은 시도는 그대로 적중해 처음 10만원으 로 시작된 경매가격은 무려 52만원에 낙찰됐다. 가격이 결정되기까지에는 그야말로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졌음을 물론이다.
경매를 통해 돈을 모아 장애인들을 위한 기금으로 씀으로써 사회복지에 기여하겠다는 이 프로그램의 의도는 분명 가상한 일이지만 그같은 순수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금방법이 그에 걸맞게 좀더 어른스러워야 했다는 지적이다.
보기 민망한 경쟁심리 부추김으로 이 프로가 본래 표방한 순수의도는 사라지고 인간의 원시적인 욕심만 본 것 같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