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음반협 VS 비디오협 비디오와 음반제작사들의 단체인 "한국음반협회(음반협.회장 신현택)"는 지난 2월 정기 이사회에서 협회 명칭을 "한국영상음반협회(영상음반협)"로 바꾸었다. 그동안 이 단체는 문패가 음반협이었기 때문에 비디오를 비롯한 영상소프트 웨어 부문을 도외시하고 있지 않았냐는 오해를 받아온게 사실이다.
이번 명칭변경에 대해 영상음반협의 한 관계자는 ""영상진흥기본법"이 통과됐고 음반협의 모법인 음반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음비법)의 개정이 추진 되는등 영상 분야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시대에 맞게 협회 명칭을 바꾼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영상음반협으로의 명칭변경은 당시 물밑작업중이던 비디오협회 의 탄생을 미리 막아보자는 사전포석이 아니었겠냐고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런저런 사정때문에 영상음반협이 지금까지 비디오협회의 출범에 대해 공식 적인 논평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반대의 입장에 서있는 것은 분명하다. 영상 음반협으로의 명칭변경과 음비법개정에 대한 입장등을 통해 이미 이같은 의사는 표현됐다.
영상음반협은 현재 문화체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음비법개정안에서 비디오물 의 제작사 세분화 조항에 대해 가장 강도 높게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문체부는현재 비디오복제사 한 업종으로 규정되어있는 제작사의 업종규정을 *복제사 *배급사 *수입사 등으로 세분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따라서 대기업관련 배급사 및 외국메이저들이 실질적인 사업주체로 인정을 받게 되고 음비법의 협회설립규정에 따라 제작사、 배급사、 수입사들이 따로 협회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대기업관련 배급사、 중소프로테이프 제작사、 외국 메이저들을 포괄한 단체를 설립하겠다는 비디오협회측의 계획은 영상음반협 측의 선수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디오협회의 계획대로라면 영상음반협은 영상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에서 소외된 복제업자들의 단체로 전락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디오협회가 세력 싸움을 위해 중소프로테이프 제작사를 대거 영입할 경우 영상음반 협회는 음반사들의 단체로만 남아 절반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처지다.
영상음반협과 비디오협회 간의 세력싸움의 판도변화를 결정할 가장 큰 요인은 복제사를 포함해 중소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과연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느냐 하는 것이다.
비록 시장점유율은 미비하지만 숫적으로나 기능상으로도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제작사들의 지원을 얻지 못하고서는 비디오협회의 탄생자체가 불가능하다. 중소제작사의 협력없이 대기업관련 7개사 또는 할리우드 메이저 들만의 사단법인으로서는 명실상부하게 산업을 주도하는 단체로서의 명분과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상음반협의 임원을 지낸 한 중소제작사의 사장은 "실제로 영상 음반협이 회원사인 우리 중소 제작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주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비디오협회 산하에 들어가 대기업 관련 배급사、 메이저들과 한 살림을 차릴때 중소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은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많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영상음반협측은 체질개선만이 직면한 문제를 풀어가는 해답이 될 수 있고、 비디오협회측은 "중소제작사와의 공조 체제구축"이 해법이 될수 있다. 이 해법의 여하에 따라 두 단체간의 세력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 단체간의 세력싸움은 문체부에 의해 일차적으로 판가름날 전망이 다. 법인설립의 인가권을 문체부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과련、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협회측으로부터 아직까지 구체적인계획을 듣지 못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구체적인 사업 계획、 회원의 숫자、 설립의 명분등이 고려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즉 비디오협회의 사업계획이 영상음반협과 달라야 하고 회원의 숫자가 적을경우 영상음반협의 체질개선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문체부의 입장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문체부가 단순한 서류상의 사업계획검토나 회원머리 수를 세어 협회의 구조개편을 마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영상 소프트웨어 산업의 진흥과 문화의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일을 할수 있는 유관단체의 밑그림을 갖고 사안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