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를 계기로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이 전자부품 조달선을 해외로 전환하면서 한국은 이들 일본기업에 유망한 수입선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 일본 업체들은 과연 한국산 부품의 수입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점이 국내 전자부품 업계에 새삼 번지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최근 한국산 전자부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엔고로 악화된 채산성을 벌충하려면 값싼 한국산 부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비교우위 생산 논리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업계 한쪽에서 나오고 있다.
무공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은 최근 완제품 판매보다 는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전자부품의 개발에 관심이 높다.
마쓰시타의 경우 지난해 각종 영상음향(AV)제품의 판매가 대부분 전년보다줄어들었지만 반도체.전지 등 기술집약적인 전자부품의 판매는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전자부품은 첨단 기술로 독점생산이 가능한 품목의 경우 마진율이 완제 품보다 훨씬 높아 최근들어 일본 부품업체는 물론 완제품업체들까지 부품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 결과 마진율과 채산성이 떨어지는 일반전자부품의 생산이 주춤하게 되고이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품질을 갖추고 값도 저렴한 한국산 부품을 수입함 으로써 해결한다는 게 일본 전자업계의 기본전략이다.
더욱이 한국 부품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일본산 핵심소재에 대한 의존도 가 높아 일본전자업계의 입장에서보면 한국산 부품 수입이 결코 해로운 일만은 아니다.
결국 일본 전자업계의 한국산 부품수입 확대를 단순히 엔고 여파로만 해석해 서는 안되고 일본 전자업계의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 견해다.
이러한 일본 전자업계의 부품수입전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자리가 이달중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일본의 미쓰미상사는 10일 무역센터 12층에서 금형 자동화설비 관련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구매상담회를 개최했다.
무공은 또 이달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부천.구미에서 일본인 전자부품수입 전문가를 초청, 일본 주요전자업체들이 계획한 품목별 해외구매 계획과 최근의 구매동향을 설명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