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영화 제작열기 뜨거운 충무로

금년 여름에 개봉될 우리 영화들이 속속 크랭크인에 들어가는 등 충무로의 영화 제작열기가 뜨겁다.

최근에 제작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영화는 "영화 전태일" 개같은 날의 오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8+1" "파워킹" 등 5편에 이른다. 또 "삼인조" "은행나무 침대"등도 곧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현재 촬영이 한창 진행중인 "천재선언" "헤어드레서"등과 함께 여름 극장가에한국영화 붐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박광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전태일"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노동운동 의 시작을 알렸던 전태일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남을 위해 살려고 애썼던인간의 모습을 진솔하고 감동적으로 그린 색다른 영화로 오락물이나 코미디 물 일색인 한국영화계에 충격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을 맡고 있는 유인택 기획시대대표는 "쉰들러 리스트"에 비견될 수 있도록 감동과 진실을 담은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민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개같은 날의 오후"는 한국의 여성문제를 재미 있게 다룬 영화. 폭력을 구사하는 남자에게 집단항거하는 아파트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남성위주의 사회가 갖는 불합리함을 꼬집는다.

주제를 심각하게 내세우거나 남녀간의 갈등을 첨예화시키지 않고 작은 소동 이 점차 확대돼 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주면서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성이 특징이다. 중견연영극배우 손숙을 비롯해 하유미, 정보석, 정선 경 등 주연급 연기자 7명이 등장한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오병철 감독이 영화화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도 각각 성격과 환경이 다른 3명의 여성을 등장시켜 여성의 홀로 서기를 그린 여성영화. 강수연, 심혜진, 이미연 등이 주연을 맡는다.

허영만의 만화를 영상으로 만드는 "48+1"은 도박이라는 특이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도박에 미쳐 패가망신한 사내가 우연히 고수를 만나 비법을 전수받지만 라이벌 도박사에게 무참히 살해된다는 내용이다. 원성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김명곤이 출연한다.

개그맨 심형래가 감독.주연을 맡아 만드는 어린이용 공상영화 "파워킹"은 외계인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영구의 활약을 그린다. 여름방학 때 한국종합전 시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박찬욱 감독이 준비하는 "삼인조"는 이종대사건등 해방후 발생한 무장 강도 사건을 모티브로 사회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지닌 3명의 주인공이 벌이는 강도행각을 그린다.

중국 여류작가 링따이가 각본을 쓴 "은행나무 침대"는 은행나무로 된 침대의 주인이 겪는 사랑의 열병을 통해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 영화. 시나 리오작가 출신인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김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