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기술도입 악조건 투성이

국내업체들이 불리한 조건으로 맺는 대일기술제휴가 많아 문제시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들은 국내업체들과 기술계약체결시 계약내용 비공개、 경영참여、 설비와 기자재도입 의무화、 장기간의 계약기간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술제휴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한.일기술교류의 걸림 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국내업체들은 일본측 기술제휴선이 핵심기술이전을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있어 이미 도입한 기술의 개선 또는 신제품개발에 필요한 기술축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은 국내전자업체들의 상당수가 기술도입 선을 미국 유럽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JVC.일본빅터.소니사등 일본전자업체들은 국내가전업체와 VCR기술계약을 체결하면서 5년이상의 기간을 계약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 기간내에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경우 별도의 기간동안 별도의 특허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붙이고 국내업체들이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기술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의 경우 디지털 신호처리 등 첨단핵심기술에 대한 기술계약체결은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LG전자와 8mm캠코더기술도입계약을 맺고 있는 소니사는 5년의 계약기간은 물론 기술계약내용의 비공개를 요구하고 있고, 대우전자에 LDP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산요사는 대우전자측의 캠코더기술의 추가계약체결요구에 자사 캠코더 설비 인수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히타치와 마쓰시타사 등은 국내 가전업체에게 컴프레서 등 단순기술 을 이전하면서도 상당한 기술료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3년초 히타치로부터 냉장고용 컴프레서기술을 도입키로 하고 냉장고판매액의 상당부분을 경상기술료로 지불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대우 전자도 착수금외에 생산량당 일정액을 기술료로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일본 마쓰시타사로부터 전자레인지의 기술을 도입했다.

이밖에 도시바사는 최근들어 국내 가전업체에 VCR 에어컨 냉장고 등의 기술 계약 전제조건으로 일정부분의 자본참여와 수출지역 제한까지 요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이같이 까다로운 계약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불리한 조건으로도 일본의 전자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전자 업체의 기술수준이 뒤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