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활동에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지만 그 범위는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많은 조사대상기업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68개 기업(64.2%)은 "대기오염"이라고 응답했고 24개 기업(22.6 %)은 "소음과 진동 공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질오염""산림훼손" "토양오염" 등을 지적한 기업은 극히 일부에그쳐 정보통신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분야가 아직은 극히 제한적이라 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연구작업은 기술적인 측면에 치우치는 바람에 그 사회적 영향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드문 편이다.더욱이 환경보전문제는 정보통신기술과는 거의 무관한 것으로 인식돼왔다.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활동에 기여할 부문이 극히 일부분에 국한될 것이라는 조사결과는 따라서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진다. <신화수 기자> "정보통신기술-환경" 설문 이번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또다른 양상은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에 미칠 효과에 대해 많은 정보통신 관계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점이다.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문제 해결과 관련있다는 응답기업이 대다수(78.5%)인 반면 그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는등 이율배반적인 현상은 이같은 혼란상을 반증해주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에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가설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단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폐기물의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가"라고 되묻고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은 그 자체가 독자적이기 때문에 환경보전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전혀 없다는 주장도 일부 있다.
이러한 주장들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알지 못하거나 그 개념을 혼동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최근 IBM、 휴렛팩커드、 디지털이퀴프먼트등 세계 유수의 컴퓨터업체들은 폐기물 수거의무를 벗어나기 위해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부품 을 단순화.최소화할 수 있는 분해지향형 설계에 열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발전된 정보통신기술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고 정보통신기 술이 환경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등 사회적인 변수안에서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적절한 사례다.
그런데 정보통신기술이 환경보전에 쓰일 분야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이번 조사대상기업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보통신기술과 환경보전과의 상관관계 에 대한 우리 정보통신업계의 인식이 아직은 설익은 상태임이 이번 설문조사 에서 일부나마 드러난 셈이다.
정보통신기기 가운데 과연 어떤 매체가 환경문제 해결에 가장 큰 역할을 할수 있을까.
대부분 기업들은 컴퓨터와 TV(케이블TV포함)를 많이 꼽았다(각각 40.6%).
두매체는 공중망에서 이용되는 정보통신기기로 두 매체에 비해 아무래도 사용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전화기(13.2%)와 팩시밀리(4.7%)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을 나타냈다.
정보통신망이 확충되면서 그 이용범위가 날로 확산될 컴퓨터와 TV、 또는 이두 매체를 응용한 단말기는 앞으로 환경보전활동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 됐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좋은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 에 대해 많은 응답기업들은 "시간비용 절감"과 "인건비 절감"을 꼽았다(66% 、 27.4%) 정보화의 1차적인 목표가 바로 생활의 편의성 제고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반면 "환경오염 방지"는 4.7%、 "물적 비용의 감소"는 1.9%에 그쳤다. 이같은 반응은 정보통신제품은 다른 제품과 달리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정보통신기술의 독자성" 주장과도 맥을 같이한다.
또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나빠질 대목에 대해 조사대상기업들은 "인간 성 상실"을 많이 꼽았다(44.3%). "기업간 정보전쟁 격화"(33%)、 기술우월주의 팽배"(17.9%)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렇지만 "환경오염"을 지적한 응답 기업은 "사생활 침해"와 함께 고작 4개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과 환경보전의 관계는 여전히 우리 정보통신업계의 관심밖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