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지역, TDX수출 유망지역으로 부상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구소련) 지역과 루마니아등 동유럽 지역이 한 국산 전전자교환기의 수출 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들어 삼성전자.LG정보통신등 국내 양대 국설교환기 업체가 이 지역에서 수천만달러 상당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잇따른 승전보를 타전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동유럽 지역 교환기 수출의 시동을 처음 건 것은 삼성전자. 지난 3월초 삼성전자는 체코 체신청(SPT TELECOM)이 추진중인 "기간통신망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총 길이 2천7백11km의 광케이블 독점 공급권을 총 9백50만달러에 획득했다. 이 계약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이번 계약을 위한 입찰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미국의 AT&T、 프랑스의 알카텔、 독일의 지멘스등 세계 유수의 16개 통신장비업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체코 입찰청과 EBRD(유럽 재건및 개발자금)의 평가를 거쳐 낙찰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특히 체코 입찰청이 제시한 광케이블 공사는 "극저온 손실 유지기술"등 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표준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기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통신업체가 주요 회원국이 유럽 선진국들로 구성된 EBRD자금이 지원되는 국제 공개입찰에서 수주권을 딴 것은 처음이다. EBRD자금이 지원되는 사업이 그만큼 기술적인 평가에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통신산업의 경쟁력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는 LG정보통신이 독립국가연합 중 2번째 강국인 우크라이나에서 국내 교환기 업체로는 처음으로 5천만달러의 대규모 통신시스템 수출 계약을 체결 、 화답하고 나섰다. LG정보통신으로서는 루마니아.러시아에 이어 동유럽 국가로는 3번째 진출 국가다.

LG정보통신의 우크라이나 진출은 또 하나 진기한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계약 으로 공급되는 통신시스템 장비로 서비스를 제공할 사업자는 유텔이라는 통신서비스업체다. 이 유텔이라는 사업자는 바로 세계 최고의 통신장비및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AT&T가 19.5%、 네덜란드 국영통신회사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합작회사다.

AT&T가 직접 관계된 회사에서 사용할 장비를 한국업체가 공급하게 됐다는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수출은 계약금액인 5천만달러 이상의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즉 사회주의 붕괴 이후 급진적인 통신시설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동유럽 지역에서 LG정보통신과 삼성전자라는 국내 통신업계의 양대 대표주자가 갖은 악조건을 무릅쓰고 AT&T 등 선진 외국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대단위 통신시설 공급권을 따내면서 이 지역에서의 이른바 "지명도" 상승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LG.삼성의 선전으로 동유럽 지역은 우리나라 통신업체들이 새로운 텃밭 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정보통신의 경우、 러시아.폴란드.루마니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진출하게 됨으로써 동유럽 지역에서 명실상부한 유력 통신장비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교환기 분야에서 혈맹에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루마니아 지역에 지난 17일 LG정보통신의 고유브랜드인 STAREX 기종이 1차물량 설치를 끝내고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등 동유럽 지역 바람몰이에 온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동유럽 지역을 교환기 사업의 최대 승부처로 판단、 수출 마 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전교환기 모델에 대한 러시아 지역의 형식 승인을 취득한 것을 계기로 러시아와 인근 지역 국가에 대한 공략을 위한 것이다. 삼성은 특히 TDX기종외에 TDX를 개량.개발한 이동전화 시스템이나 무선호출 시스템등 이동통신용 교환기.기지국등을 새로운 전략 기종으로해 동유럽 진출을 모색、 눈길을 끌고 있다.

동유럽 지역의 수출 물량 증가는 양사의 통신시스템 분야의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LG와 삼성은 연초 동유럽 지역에서의 성과가 잇따르면서 당초 잡았던 수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국설 교환기 를 비롯한 교환및 전송부문의 수출 목표를 지난해 보다 배이상 늘어난 1억5 천만 달러로 조정했으며 LG정보통신도 교환기 부문에만 총 1억달러 이상의계약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