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안테나] 영상SW 대기업 "집결"

"영상소프트웨어를 잡아라" 제일제당의 미국 드림워크스사 투자건을 계기로 영상소프트웨어분야에서의 대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들은 영화를 비롯해 홈비디오, 극장운영, 디지털영상소프트웨어등 영상사업 각 분야 손을 뻗치지 않는 데가 없다. 이른바 대기업들의 문어발식 경영이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상사업의 시장규모가 올해 3조2천억원에서 2000년엔 4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유망업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가올 21세기의 멀티미디어시대에선 영상소프트웨어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인식되면서 생존전략 차원에서도 대기업들이 앞다퉈 영상소프트웨어사업 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향후 21세기의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 계열 3사를 앞세워 그룹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룹총수인 이건희 회장 자신이 영상소 프트웨어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삼성그룹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올초에 "종합영상사업단"의 출범의사를 밝힌 삼성그룹은 오는 6월에 조직을 정식으로 발족, 계열사들간에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영상소프트웨어사업 을 종합적으로 관리, 조정하는 한편 향후에는 이 조직을 별도 독립법인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제일기획등 계열 3사가 앞다퉈 영상소프 트웨어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의 수익을 앞세워 소프트 웨어분야에서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장기비전을 세우고 "나이세스"와 "스타맥스"를 통해 영화 비디오 음반 멀티미디어타이틀등 영상소프트웨어 모든 분야에 손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의 "나이세스"는 이미 미국 캐롤코사와 판권제휴, "스타게이트"등을 국내에서 개봉하는 한편 국내영화에 대한 제작지원에도 나서 현재 촬영중인 김의석 감독의 "총잡이"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맥스"도 영구 아트무비와 어린이용 SF영화 "파워킹"을, 세양필름과 코믹성 로드무비 록앤롤 킹"등을 공동제작하고 있다.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도 유료 다큐멘터리채널인 케이블TV "Q" 채널운영에 이어 영화사업에도 나서 이민용 감독의 "개같은 날 오후"를 제작하고 있다.

또한 삼성물산은 21세기 멀티미디어시대의 종합영상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목표아래 현재 유료영화채널인 케이블TV "캐치원"의 운영과 명보극장을 임대운영하고 있다. 이와함께 삼성물산은 계열사인 드림박스를 통해 홈비디오사업 과 함께 "영원한 제국"에 이어 신씨네가 오는 6월말에 제작에 들어갈 "고추 이야기"(이정국감독)등의 영화제작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삼성그룹의 움직임과는 달리 삼성가에 뿌리를 둔 제일제당, 새한미디 어등도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드림워크스사의 투자건으로 삼성그룹에 한방을 먹인 제일제당은 드림워크스사에 3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계기로 "모래시계"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김종 학 PD와 송지나씨등과 합작, "제이콤"을 설립하고 영화제작을 비롯해 멀티미 디어타이틀등 영상소프트웨어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새한미디어도 최근 영국의 버진사와 합작 "새한버진메가스토어"를 설립하고강남에 대규모 영상소프트웨어 매장을 개설중에 있으며 홈비디오사업과 영화사업에도 과감 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그룹과 경쟁관계에 있는 LG그룹도 구본무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부터 영상소프트웨어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LG그룹은 케이블TV인" 홈쇼핑" 채널의 운영과 함께 LG미디어를 통해 멀티미디어타이틀과 음반사업 에 뛰어든데 이어 최근에는 영화제작및 배급, 극장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주력기업인 LG전자도 게임사업에 진출하면서 디지털영상소프트웨어에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외국업체들과 제휴, 3DO 타이틀개발에 나서는 한편 계열사인 LG소프트웨어를 통해 CD롬타이틀등 멀티미디어타이틀분야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미디아트"를 통해 영화제작에도 뛰어들었다.

현대그룹은 케이블TV 채널인 "현대방송" "코리아음악방송"을 운영하면서 영상소프트웨어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전자가 뉴미디어사업을 전략사 업으로 육성하면서 게임을 비롯, 비디오및 영화제작에 뛰어드는 한편 미국 파라마운트사를 비롯 벨 애틀랜틱등 미국 3대 전화회사가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영상소프트웨어업체인 미디어사와의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대우그룹도 다른 그룹들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우그룹은 대우전자를 중심으로 영상사업을 통합, 오는 2000년대까지 1조6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 다. 대우전자는 케이블TV 유료영화채널인 "DCN" 운영과 영화제작에 나서 "손 톱"등에 제작비를 전액지원하는 한편 극장운영사업도 펼칠 계획으로 서울 강남지역등을 대상으로 극장임대를 물색하고 있다. 아울러 대우전자는 자회사 인 우일영상과 동우영상을 통해 홈비디오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세음미디어 를 통해 음반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선경그룹의 SKC사도 "미도영화사"등 계열사를 통해 영화및 음반.게임등 영상 소프트웨어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으며 중견그룹인 두산 동아 진로 한보그룹 들은 케이블TV에 진출하는 것을 계기로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을 적극 펼치고있다. 이밖에 해태그룹과 벽산그룹은 영화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의류업으로 성장한 나산실업도 계열사 "냅스"를 설립 음반.멀티타이틀등 영상소프트웨어분야에 진출했다.

대기업들이 앞다퉈서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을 전개하면서 어느 한편에선 자본 이 취약한 국내 영상소프트웨어의 경쟁력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사실이다. 그러나 경험이 일천한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뛰어들면서 자칫 기업들간의 자존심경쟁으로 번져 투자에 비해 아무런 결실을 얻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날소지를 안고 있다.

이와 함께 대기업들이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 국내제작보다는 해외 영상소프 트웨어 메이저들의 판권확보에 관심을 두고 있어 오히려 외국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을 가속화시키는 부작용마저 낳고 있다. 【원 철 인 기 자】